이탄희 의원, 법원행정처장 상대 정보공개소송서 승소
"진술 당사자에 공개해도 무방…비공개대상정보 아냐"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법관 재직 당시 이른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폭로했던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으며 진술했던 내용을 공개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이정민 부장판사)는 전날 이 의원이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핌DB] |
앞서 이 의원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기획2심의관으로 발령받은 2017년 2월 경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대회 저지를 위한 문건을 작성하라는 윗선 지시에 항의해 사표를 제출했다. 아울러 양승태 사법부가 법관을 사찰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며 사법농단 의혹을 폭로했다.
대법원은 같은 해 3월 전문분야연구회 중복가입 제한 공지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를 두 차례 진행했다.
이후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법원행정처를 상대로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당시 진술내용을 기재한 서류와 진술부분에 대한 녹취록 등을 공개해달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행정처는 "이 사건 정보는 '감사'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정보공개법상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했다. 이에 이 의원은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 의원이 공개를 요청한 정보에 대해 "정보공개법상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지 않아 피고가 원고의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공개를 구하고 있는 이 사건 정보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에 응하는 과정에서 원고 본인이 한 진술을 기록한 부분이고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조서라고 하더라도 본인이 한 진술에 대해서는 그 열람·복사를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상조사 업무는 종료됐고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나 형사재판, 징계절차도 거의 종료됐다"며 "진술 당사자에게 자신이 했던 진술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 감사 등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해당 정보가 이 의원에게 공개되더라도 제3자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도 없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법원행정처가 비공개 심리를 위해 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원고는 제3자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그 사람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된 발언이나 행동을 설명한 부분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그것이 원고 본인에게 공개된다고 해서 새삼 제3자의 내밀한 내용의 비밀이 알려질 우려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