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7~10% 인상 결정
"파우치·각형, 원재료 가격 연동 계약...상승분 반영돼"
"장기계약·거래처 다변화 등 기업 노력 한계...정책 지원 필요"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배터리 가격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최근 원통형 배터리 가격을 7~10% 인상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번 인상폭은 예년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치솟는 원재료 가격을 반영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란 평가다.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리튬은 전년 평균 대비 올해 460% 올랐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최근 배터리 대리점에 새해부터 원통형 배터리 가격 7~10% 인상 방침을 전달했다.
[사진=셔터스톡] |
원통형 배터리는 소형 전기차와 전동공구, 청소기, E-바이크, 전자제품 등에 주로 탑재된다. 배터리 기업이 대리점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면 대리점이 중소 고객사에 배터리를 판매하는 형태다.
이런 가운데 대리점들이 최근 고객사에서 새해부터 원통형 배터리 가격이 인상된다는 방침을 전달하면서 이같은 소식이 외부에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개별 고객사마다 인상폭이 다르지만 인상 결정은 사실"이라며 "원재료 가격 상승과 배터리 수요가 크게 증가하며 수급문제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배터리 가격 인상은 원통형 뿐만 아니라 각형, 파우치형 등에서 전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각형과 파우치형 배터리는 국내외 완성차업체와 개별 공급계약을 맺고 있어 가격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지만 원재료 가격 인상 부분이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니켈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이어 "각형과 파우치형 배터리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와 원재료 가격과 배터리 가격이 연동되도록 계약을 체결한다"며 "원재료 가격 상승폭이 일정분 배터리 공급가격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배터리 가격 인상은 국내 업체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 2위 배터리 업체인 BYD는 지난 10월 고객사들에게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배터리 가격을 20% 인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전 세계적인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핵심소재 수급 및 가격 인상 문제가 업계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리튬·코발트·니켈·망간·흑연 등 핵심 원재료의 수요 폭증, 공급난 전망,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등의 불안요소가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광해광업공단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최근 톤당 210달러로 전년 평균 173.2 달러 대비 464% 올랐다. 코발트는 톤당 7만200달러로 지난해 평균 3만8780달러와 비교하면 123%, 니켈은 1만9750달러로 전년 평균 5960달러에서 43% 상승했다. 망간은 톤당 1615달러로 전년 평균 443달러에서 37.82% 올랐다.
향후 10년간 배터리 시장은 매년 큰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NE리서치는 지난해 140GWh 안팎이었던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30년 3000GWh 수준으로 2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들이 장기 공급 계약, 거래처 다변화, 폐배터리 재활용 등으로 원재료 가격 안정화를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개별 기업의 노력에 더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