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청년 일자리 상황 나빠질 것 53.5%
차기 정부 들어서도 청년 정책 나아지지 않을 것
좋은 일자리 기준 연봉은 4526만원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에 다니는데요. 대표가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전 직원을 감시하고 갑자기 불러서 대표 자리 청소도 시킵니다.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잘라야겠다고 협박하고 공개적인 자리에선 소리 지르고 망신도 줍니다. (대표의) 아들과 딸도 같이 일하는데 그들이 잘못하면 감싸고 출퇴근을 멋대로 해도 아무 말도 안 합니다."
20대 직장인 A씨가 지난달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제보한 사례다. A씨처럼 기성세대로부터 공정한 기회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절반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다음 정부가 들어서도 청년 정책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3일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을 통해 지난달 3~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5.1%는 기성세대게 청년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보면 'MZ세대'라고 불리는 20대(80.5%)와 30대(85.2%)에서 불공정한 기회를 지적하는 응답비율이 더 높고, 40대는 66.3%, 50대는 72.2%였다. 비정규직의 경우 80.3%가 정규직은 71.4%가 청년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향후 청년 일자리 상황이 어떻게 될 것으로 보이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3.5%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은 36.7%,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 응답은 9.8%에 그쳤다. 부정적인 전망은 정규직(49.8%)보다 비정규직(59.0%), 월 500만 원 이상 고임금(45.9%)보다 150만 원 미만 저임금(58.1%) 응답자에게서 높게 나왔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새해 첫 월요일인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강추위에 두꺼운 외투를 껴입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2.01.03 hwang@newspim.com |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강한 불신도 확인됐다 '현 정부가 청년을 위한 정책을 제대로 펼쳤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3.7%는 현 정부의 청년 정책 활동을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올해 5월 출범을 앞둔 차기 정부의 청년 정책에 대한 기대를 묻는 질문에도 부정적 의견(61.2%)이 긍정적 의견(38.8%)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좋은 일자리의 평균 연봉은 약 4526만원으로 조사됐다.
설문 참가자 중 연봉이 '3000만원 이하'라고 답한 응답자는 28.9%였고 '5000만원 초과'라고 답한 응답자는 21%였다. 응답자 특성별로 나눠보면 양극화된 인식이 확인된다. 3000만원 이하라고 답변한 응답자는 주로 여성, 20대, 비정규직, 비사무직, 임금수준이 300만원 미만이고, 5000만원 초과라고 답한 응답자는 남성, 40대, 정규직, 사무직, 중간관리자급 이상 집단에서 많이 나왔다.
직장갑질119는 "세계적으로도 최악의 수준인 한국사회 노동양극화로 인해 일터의 약자인 비정규직과 청년들은 새해에도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여야 대통령 후보들은 입으로만 청년을 외치면서 양극화 핵심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어떤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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