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연구는 물론 벤처투자로 시너지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 통해 기업 탐색
"미래 유망사업 발굴...그룹 초기 사업 토대 강화"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 중인 포스코그룹이 철강업에 갇힌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해 신사업, 신기술 확보에 팔을 걷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강뿐 아니라 수소·배터리·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직접 해당 기술을 연구·개발할 '미래기술연구원'을 출범한 데 이어 올해도 그룹의 미래 성장엔진 발굴을 위한 벤처투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자료=포스코] |
◆ 포스코 벤처투자 10년...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역할
기업들의 벤처투자는 신생 기업에겐 산소 호흡기와 같다.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와 기술만으로 성장하기 힘든 초기 기업에게 대기업이 제공하는 자금과 조직력은 스타트업이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넘어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으로 발돋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
포스코는 이러한 활동을 벌써 10년째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Idea Market Place, IMP)'를 운영하면서 유망 벤처기업 411개를 선발했고, 132개사에 215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이 중 53개 기업은 TIPS프로그램(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과 연계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포스코가 투자한 벤처 기업들의 가치는 현재 2조원을 넘는다.
포스코는 이날부터 시작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IT·전자제품 융합전시회인 'CES 2022'에서 '포스코형 벤처플랫폼'을 소개한다. 포스코그룹을 통해 국제 무대에 데뷔하는 한편, 포스코 또한 투자 기업을 통해 회사의 투자 방향을 알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헬스케어부터 인공지능까지 다양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CES에선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그래핀스퀘어'가 등판한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포스코] |
◆ 미래 유망사업 투자로 성장 동력 확보
포스코는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관련 투자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친환경 미래소재·친환경 인프라뿐 아니라 이차전지소재와 수소사업 또한 확대한다.
앞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미래 유망사업 등 신수종 분야 발굴을 통해 그룹의 Seed(씨앗) 사업 토대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그룹차원의 전략적 투자와 육성은 직접적으로 그룹의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국내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신기술금융사인 포스코기술투자를 통한 투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997년 설립된 포스코기술투자는 포스코(95%)와 포항공대(5%)를 주주로 두고 있다. 현재 운용자산규모만 2조2000억원이며, 식품부터 바이오까지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포스코가 올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해 30일부터 일반 지주사가 금융회사 성격의 벤처캐피털(CVC)을 계열사로 둘 수 있게 돼 오히려 투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을 가진 벤처에 기업이 투자로 마중물을 부어주고, 협업으로 시너지를 내는 게 최근 대기업의 전략"이라며 "직·간접적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상장하면 투자 기업도 함께 수익을 볼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