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든 사업 전적 지지' 천명...고위급 참석 여지 남겨
'보이콧 서방'에 맞서 외교적 참가해 연대감 표시할 수도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 북한이 최근 중국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불참을 통보함에 따라 올림픽 현장에서 남북미 관계개선의 물꼬를 터려던 청와대의 구상이 어렵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외교적 불참'까지는 언급하지 않음에 따라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조선노동당 창건 76돌을 맞으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이 11일 3대혁명전시관에서 성대히 개막됐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개막식에 참석하셨다"고 보도했다. [사진 = 조선중앙통신] 2021.10.12 oneway@newspim.com |
북한 올림픽위원회와 체육성은 최근 중국 국가체육총국에 편지를 보내 "적대 세력들의 책동과 세계적인 대유행 전염병 상황으로 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는 편지를 보냈다고 7일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북한은 편지에서 "우리는 성대하고 훌륭한 올림픽 축제를 마련하려는 중국 동지들의 모든 사업을 전적으로 지지, 응원할 것"이라며 올림픽 불참과는 상관없이 중국의 행보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북한은 나아가 "올림픽 경기대회의 성과적 개최를 막아보려는 미국과 추종 세력들의 반중국 음모 책동이 더욱 악랄해지고 있다"며 미국이 중국의 신쟝지역 인구문제 등을 이유로 올림픽에 대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을 비난하며 중국 입장을 두둔했다.
북한은 당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참가자격 정지를 당해 국가차원의 참가는 불가능한 상태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유입 우려 등을 거론한 이날 편지를 볼 때 선수들의 '개인적' 참가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불참이 실제화됨에 따라 이번 올림픽 무대에서 남북 관계 해빙의 실타래를 풀어보려던 정부의 구상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남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대표단을 파견했고 이는 문재인 정부시기 남북관계 해빙의 물꼬를 튼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이 '중국의 사업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입장을 이번에 굳이 강조함에 따라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는 '외교적 참가'의 여지는 남겼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과 서방국의 외교적 보이콧으로 썰렁해진 베이징 올림픽 무대에 혈맹인 북한이 고위급 인사들을 보내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는 행보를 예상해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특히 북한이 불참을 확인하는 '편지'를 보내고 이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과정 자체가 중국과 미국 등에 대한 외교적 행위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얼마남지 않은 기간동안 중국과의 물밑 논의를 거쳐 고위급 인사의 전격적인 베이징행과 함께 정치외교적 제스처를 북중이 같이 취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정의용 외교부장관이 지난달 말 남북관계에 있어 북한의 동향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는 만큼 '종전선언' 등을 위한 의미있는 이벤트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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