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재 사업 다각화, 2030년 기업가치 3배 증대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포스코그룹이 1968년 창립 이후 54년 만에 지주회사로 체제를 전환한 결정적 이유는 탄소중립에 따른 경영 환경 변화가 꼽힌다. 포스코는 이미 친환경을 기반으로 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어 기존 철강 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그동안 열연·냉연·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철강제품을 생산해 자동차·조선·건설 등 수요산업에 기초 원자재를 공급하는 것을 주력 사업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철강업은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대표적인 '굴뚝산업'으로 분류되며 강도 높은 탄소배출 저감 등을 요구 받았다. 이에 포스코는 지주사 전환을 통해 기존 철강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을 꾀할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사진=뉴스핌DB] |
포스코는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 안건이 가결된 뒤 "그룹의 균형 있는 성장체제를 구축하고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친환경 미래소재 전문 그룹으로 도약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포스코는 "기존 철강 중심 회사 이미지를 탈피하고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을 그룹의 핵심 기반사업으로 선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경우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현재 약 11만5000톤에서 2030년 68만톤까지 확대하고, 선도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차전지소재의 원료인 리튬·니켈 사업은 이미 보유한 광산·염호와 친환경 생산 기술을 활용해 2030년까지 리튬 22만톤, 니켈 14만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수소 사업은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 2조3000억원, 생산 50만톤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후 20년간 사업을 고도화해 2050년까지 연간 700만톤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LNG(액화천연가스)·암모니아·신재생에너지 등 수소경제와 연계한 사업을 확대한다. 건축·인프라 분야는 2030년 수주액 4조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건축과 플랜트 사업을 강화한다. 식량 사업은 2030년 매출 10조원을 목표로 우크라이나와 북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밸류 체인을 구축한다.
포스코는 지주사 전환이 그간 철강에 가려져 있던 신사업들의 성장 속도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핵심 사업별 경쟁력 제고를 통해 그룹의 균형 있는 성장체제를 구축함으로써 2030년 기업가치(EV)를 현재의 3배 이상 증대시킨다는 게 포스코의 목표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철강 사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뿐 아니라 국내외 이차전지소재, 수소 사업 등에서 적극적으로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상승과는 달리 포스코의 주가는 저평가돼 있는 상황"이라며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른 그룹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치 재평가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철강 사업은 친환경 전환과 글로벌 성장에 매진하고, 이차전지소재와 수소 등 신성장 분야는 전략적으로 본격 육성해 균형 있는 그룹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un89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