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노점상, 최후의 일자리] ③ "노점상, 단속이 아닌 포용의 대상"

기사입력 : 2022년02월01일 06:00

최종수정 : 2022년02월04일 09:33

[편집자] 가뜩이나 감소 추세인 노점상이 코로나19로 한층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노점상 상당수는 사업실패·실업, 장애·채무 등으로 인한 일반 취업 어려움 등으로 노점 일을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탈세'라는 낙인이 찍힌 이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뉴스핌은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몰린 노점상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동행취재, 심층인터뷰 등을 통해 들여다봤습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지혜진 기자 = 서울 지역 노점상들에게 2008년은 가장 혹독한 해였다. 당시 서울시는 '디자인 서울' 정책의 일환으로 노점상을 규제하는 강도 높은 정책을 추진했다. 거리에 불법으로 들어선 노점들이 도시 미관과 시민의 보행권을 침해한다는 게 이유였다.

노점상들이 반발에 나섰지만, 서울시는 노점관리대책 등으로 강수를 더하며 밀어붙였다. 생계유지를 위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노점상들은 결국 서울시가 정한 기준 안에 들어가야 했다. 그렇지 못한 노점상들은 거리에서 밀려나고 지워졌다.

그리고 3년 후인 2011년 서울의 수장은 바꿨지만, 노점상 정책은 제자리를 지켰다. 단속과 규제 위주의 정책이 이어지자 노점상 수 3분의 2로 줄었다. 서울시 자료를 보면 2007년 1만2351개였던 노점상은 2017년 7718개로 감소했다. 10년 사이 37.5%에 달하는 노점상이 사라진 것이다.

그 사이 서울시의 노점상 정책은 '노점상 가이드라인'라는 새로운 이름이 재탄생됐다. 가로시설물 준수, 노점 운영권 전매 금지 등 시가 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노점은 허가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노점상들 사이에선 "생존권을 박탈하는 정책"이라는 볼멘소리가 쏟아졌지만 서울시는 "영세 상인의 생존권과 시민의 보행권을 지키려는 취지"라고 맞받았다.

위기는 또다시 찾아왔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노점상들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를 맞았다. 정부에서 지난해 노점상소득안정지원자금이라는 이름으로 50만원을 지급했지만 대부분의 노점상들은 제도권 밖에 있기 때문에 이마저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휑하게 비어있다. 한 상인은 노점 영업을 준비하며 손님이 많이 줄어 일부러 늦게 출근했다고 밝혔다. 2020.03.01 alwaysame@newspim.com

이에 노점상 단체들은 "세금계산서와 영수증 발급 의무가 없어 탈세의 온상으로 호도돼 왔지만 이제는 세금을 내고 불법의 낙인을 없애고 싶다"며 지난해 12월 입법 청원운동에 나섰다. 노점상들이 만든 특별법 제정안은 청원이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국민 5만 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회부되면서 첫발을 내디뎠다.

법안 상정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지만, 노점상들은 특별법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에 노동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우리 사회가 노점상의 현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음은 28일 김준희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과 최인기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부의장과 나눈 질의응답이다.

 - 노점상에 대한 사회적 오해가 많다. 

▲ (김준희) 일단 불법 프레임을 많이 씌워 놨다. 과거 서울시가 규격화된 가로가판대에 노점상을 배치하는 사업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가로가판매 운영자 일부의 재산이 많다는 식의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그때부터 노점상 하면 부자들이 세금 내기 싫어서 하는 일처럼 굳혀진 것 같다. 하지만 노점상 대부분은 채무가 있거나 취업이 어려워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우니 거리로 나온 것이다.

▲ (최인기) 60~70년대는 다들 가난하고 농촌 인구가 도시로 몰려든 시기였다. 그래서 노점상에 대한 단속보다는 지자체에서 묵인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80년대로 넘어오면서 거리의 보행권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고, 2000년부터는 노점상이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시각이 나타났다. 자영업자 역시 늘어나다 보니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식의 공정성, 형평성이 노점상에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도 이러한 점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

- 그럼 노점상의 긍정적 기능이 있을까.

▲ (최인기) 노점상은 우리 사회의 굉장히 오래된 상거래 중 하나다. 좌판을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자영업자에 속하고, 자신의 노동을 통해 생계를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노동자로 정의할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의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최근 현대화된 도시 안에서 풍물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데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노점상연합 3단체와 진보당, 전국민중행동이 노점상생계보호 특별법 제정 10만 국민동의청원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11.29 kilroy023@newspim.com

- 코로나19 장기화로 거리의 노점이 사라지고 있다. 

▲ (김준희) 사라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늙어가고 있다. 이분들이 노점을 안 하고 생계를 유지하려면 국가에서 보장해줘야 하는데 한국의 복지 서비스 포괄 범위가 넓은 가를 따져봤을 때 그건 안되는 것 같다. 코로나로 장사가 안되다 보니 여러 일을 하는 경우가 있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분들은 대출, 보험해약 등으로 해결한다. 지금 같은 시기에 노점상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려면 공공일자리를 늘려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니 문제다.

▲ (최인기) 최근 '코로나19 시기 노점상의 소득 감소와 삶 그리고 대안'이라는 주제로 우리 단체와 빈곤사회연대, 한국도시연구소가 함께 노점상의 경제적 상태를 조사했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평균 가구 소득이 182만 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수준이다. 노점상들은 10시간 이상 굉장히 긴 시간 장사를 하기 때문에 8시간 기준으로 산정된 최저임금보다 소득이 훨씬 더 적다고 할 수 있다.

노점상의 자가 보유 비율도 38.7%에 불과하다. 2000년 서울시 시정연구개발원 조사에서도 노점상 대부분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된 바 있다. 그래서 '노점상이 벤츠를 타고 다닌다'는 소리는 말이 안 된다. 설사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 노점상분들은 가난한 사람들이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 그동안 정부가 펼쳐왔던 노점상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 (김준희) 노점상 중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되기에는 나이가 안 맞고, 기존 시장에 취업하기에는 경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노점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정책적으로 노점을 취약층의 일자리로 바라본다기보다 '언젠간 소멸해야 할 일자리'로만 바라봤던 것 같다. 2007년부터는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대상으로 들어오는 합법적인 노점과 불법 노점을 갈라치기 하는 양상도 생겼다.

▲ (최인기) 단속 위주의 정책에서 규제를 두는 방식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거주지 제한 규정으로 노점상들은 매년 심사를 받고 있다. 이렇게 되면 거주 이전의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지자체의 정책으로 침해 받는 문제가 발생한다. 2008년부터 이 정책이 진행되면서 노점상 숫자는 급감하기 시작했다. 과연 이 정책이 실효성이 있다고 보는가. 오히려 노점상을 규제하고 줄어들게 하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filte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울이코노믹포럼]김현철"신남방정책 재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최수아 인턴기자 = 김현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초래된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경제 추락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략적 안정성과 우월성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 전략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경제 위기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관세를 낮추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기존의 통상 정책으로 극복할 수 없다"며 관세 협상뿐만 아니라 방위비, 조선업, 에너지 등을 총체적으로 트럼프 정부와 협상하는 신통상 정책을 제안했다. 대중국 전략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며 '탈중국'을 선언했다. 당시 경제계와 학계는 경악하며 '탈중국은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사회는 침묵했고 결국 2023년 경제성장률 1.4%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신남방 정책 재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자주적 신남방 정책을 버리고 한국판 인태전략이라는 종속 정책을 채택했다"며 "이제는 공급망 발상이 아니라 판매망 발상으로 바꾸는 새로운 신남방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영토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신남방을 중심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을 포함해 유럽, 호주, 캐나다, 일본 등을 대한민국의 경제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A+1,1,1'이라는 새로운 경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정책 외에도 대한민국 지역 전략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제조업 재활성화 ▲AI를 중심으로 한 신산업 전략 설정 ▲신기술 전략 설정 및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수출 중심 경제 모델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수출은 대한민국 경쟁력의 원천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됐다"며 "새로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수립하고 내수 경제도 활성화시키면서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글로벌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12:47
사진
이완규 법제처장, 내란방조 피의자 신분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해 12월 이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 이 처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에서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회동을 가졌다. 이후 휴대전화까지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는 이 처장을 내란방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완규 법제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서부지방법원 소요사태 관련 긴급현안질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2025.01.20 pangbin@newspim.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이 처장에 대한 내란방조·증거인멸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 처장은 당시 안가 회동에 대해 "저녁을 먹는 자리였다"며 "어쨌든 그 자리에 간 게 잘못이다.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날 이 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헌법재판관 지명을 통한 헌법기관 구성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으로 대통령 궐위 상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에게 부여된 고유 권한을 행사하려고 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20: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