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명대 넘어 이달 최대 10만명 확진 예고
새 진단검사체계 속 신속항원검사 신뢰 우려
[세종=뉴스핌] 이경태 김신영 기자 = 설 연휴를 맞아 코로나19 확진자수가 2만명대로 처음 올라섰다. 또다시 사상 최다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3일 이후부터는 새 진단검사체계를 적용하면서 실제 확진자 규모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정확도를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설 연휴 2만명대 기록…이달 최대 10만명 확진자 예고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270명을 기록했다. 전날 1만8343명 대비 1927명이 늘었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배 이상 높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급증하는 추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2만270명으로 집계된 2일 오후 서울 중구보건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보건소 안내판에 현재 호출번호와 대기인수 숫자가 표시되고 있다. 2022.02.02 mironj19@newspim.com |
신규 확진자 가운데 국내 발생 확진자는 2만111명, 해외 유입 확진자는 159명이며 누적 확진자는 88만4310명이다.
지역별 확진자는 경기 6050명, 서울 4209명, 인천 1400명으로 수도권에서만 1만1659명(69.07%)이 나왔다.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달 말께는 10만명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특집 브리핑에서 "질병청 전문가들과 외부의 여러 독립적인 팀들이 유행을 예측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이번주 확진자는 지난주와 비교해 100% 가까이 늘었다"며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앞으로 5~8주간 지금과 같은 확진자 증가 속도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유행 규모와 정점은 변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확진자가 10만명 이상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이 낮고 3차 접종도 진행 중이며 먹는 치료제가 공급되고 있어 확진자 증가 속도 만큼 중환자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유행의 정점에서는 중환자 대응 역량의 한계를 시험하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수준의 거리두기와 진단체계라면 3월에는 확진자가 20만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는 해석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3일부터 바뀐 새 진담검사체계 적용…신속항원검사 신뢰도 우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의료계 대응 부담이 커지자 오는 3일부터 개편된 진단체계를 시행한다.
기존에 실시하던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60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만 시행하고 이 외에는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거나 동네 병원을 방문해 신속항원검사를 받도록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2만270명으로 집계된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 시민들이 검사를 마친 뒤 검체 제출을 하고 있다. 한편, 오는 3일부터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에 맞춰 고위험군 등 우선 검사 대상자만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하고 나머지는 신속항원검사를 받는 새로운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가 전면 도입된다. 2022.02.02 mironj19@newspim.com |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전국 병·의원 900여곳이 코로나19 진료 합류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들 병·의원은 3일부터 신속항원검사와 함께 코로나19 진료, 처방 등을 수행한다.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신속항원검사는 비인두에서 채취한 검체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키트 내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항체가 있어 검체의 항원과 항체의 결합으로 확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도입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검사 오류로 양성 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을 경우 감염 확산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신속항원검사 키트의 경우, 국내 업체 3곳만 개인용 판매가 가능한 상황이다. 3곳은 래피젠·SD바이오센서·휴마시스 등이다.
방역당국도 한계를 인지하고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받도록 기준을 마련했지만 매일 발표하는 확진자 수와 실제 확진자 수 사이에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혁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특임이사는 "외국의 메타 분석 결과를 보더라도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50~60%에 불과하다"며 "신속항원검사가 시행되면 지역사회 안에 숨어 있는 확진자를 다 찾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신속항원검사가 도입되면 확진자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양성 환자가 검사 오류로 음성 판정을 받았을 경우에 대한 좀 더 확실한 보완책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전문위원장 또한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PCR 검사를 하기 전에 1차 검사로 반응을 보는 것이지 너무 신뢰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확진자와의 접촉력이나 발열 증상을 보고 확진 여부를 의심하는 게 낫다"며 "아무 증상이 없는데 신속항원검사를 남용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를 갖게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 한 관계자는 "신속항원검사 역시 현재 정확도가 낮은 제품은 판매 허가를 받지 못한다"며 "신속항원검사와 PCR 검사간 오차를 없애고 감염이 급속도로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