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과 요구' 기점으로 與 총공세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적폐청산 수사' 발언을 고리로 국면 전환에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 때마침 이낙연 전 대표가 선대위 구원투수로 등판한 데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이례적으로 나서 윤 후보에 사과를 요구하면서 지지층 결집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02.09 leehs@newspim.com |
◆ '이낙연 등판·文 공개사과 요구'에 與 지지층 결집 양상
한국갤럽이 11일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은 이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양상이다.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라고 응답한 이들 중 86%(1월 25~27일 대비 2%p↑), 진보층의 68%(3%p↑)가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층의 이 후보 지지율은 70%에서 73%로 뛰었고, 민주당에 가장 우호적인 연령대로 분류되는 40대 지지율도 46%에서 50%로 올랐다(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 대상·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후보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지지층과 중도층 양쪽을 끌어안는 두 가지 숙제가 있었는데, 이제 지지층 결집 과제는 해결된 셈"이라며 "공식 유세기간에 들어가면 중도층에 집중하면 된다"고 봤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최근 흐름을 두고 "잭팟이 터졌다"며 막판 국면전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윤 후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사과요구를 기점으로 공세 수위를 한층 올렸다. 하루 사이 선대위 논평과 민주당 의원들의 관련 성명문만 6건이 나왔고, 공개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한 규탄 발언이 쏟아졌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본부장단회의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성취를 야당 대선후보가 부정하는 듯한 언동을 한다"며 "민주당 스스로를 쇄신하면서도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민주당 역사를 훼손하진 않겠다"고 비판했다.
[자료=한국갤럽 제공] |
◆ 與 호재일까 악재일까…"의도섞인 발언에 말렸다" 진단도
친문 결집이 결과적으로 이 후보의 운신 폭을 좁힐 수 있다는 회의적 전망도 나온다. 내부 지지층 결집 효과는 볼 수 있지만, 이 같은 구도가 장기화 될 경우 중도층으로 외연확장을 해야 하는 이 후보의 전략이 발목잡힐 수 있다는 것. 이 후보가 문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데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민주당 선대위 한 관계자는 "윤 후보의 정치보복 공세 대응수위를 점차적으로 낮춰가야 한다"며 "이 후보는 인물과 정책구도로 밀고 가려는 전력인데 반해, 윤 후보는 정권교체론으로 진영 구도로 밀어붙이고 있다. 윤 후보는 진영 구도를 부채질 하는 것인데 정권교체론이 과반인 상황에서 여기 휩쓸려서 유리할 게 전혀 없다"고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선거가 임박해지면 내부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결집하게 돼있다. 민주당이 조급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후보 발언은 절대 말실수가 아니다. 의도한 발언"이라며 "민주당이 말려들어갔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권심판 구도를 정착시켜놓으면 윤 후보 입장에선 남은 선거를 끌고가기 편하다. 중도층을 흡수하기 용이해진다"며 "중도층은 특정 정당과 특정 정치인에 대한 충성도가 낮고 이 같은 선거구도 영향을 쉽게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의 '지지층 결집전략'이란 분석에 대해선 "이미 민주당 지지층 결집은 끝났을 뿐더러 이른바 '샤이 이재명'의 숫자도 많지 않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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