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바스 친러 분리주의 정부, 주민에 러시아 대피령
푸틴도 난민 적극 지원 지시
美 예상한 자작극 시나리오 현실화 우려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정부가 18일(현지시간) 주민들을 러시아로 대피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돈바스 지역에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의 수장 데니스 푸쉴린은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침공 우려 때문에 주민들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로 대피시키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 지역의 또 다른 분리주의 세력 루간스크 인민공화국(LPR)도 주민들에게 러시아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이날 내각에 돈바스 지역 난민들을 수용하고, 이들을 적극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러시아 관영 매체들이 전했다 .
푸틴 대통령은 알렉산드르 추프리얀 비상사태부 장관에게 즉각 로스토프주 지역으로 가서, 이주해온 돈바스 난민들이 기거할 거처를 마련하고 따뜻한 음식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 대피령이 내려진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주민들이 현금 인출기 앞에 줄을 서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2.19 |
지난 2014년 친러 분리주의세력의 '크림공화국'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뒤 러시아가 이 지역을 전격 병합하자, 러시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돈바스 지역에서도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등이 수립됐다.
이들은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 독립을 주장해왔고, 주민 다수는 러시아 정부가 발행한 여권도 취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등에서 반군과 러시아계 주민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의해 공격당했다는 허위 자작극을 꾸미고 이를 유포해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의 구실로 삼으려 한다고 경고해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전날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 미 정보당국이 파악한 이와같은 위장 작전에 바탕을 둔 구체적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나리오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미국과 서방이 예상했던 대로 돈바스 지역 분쟁을 빌미로 러시아가 전면 침공의 수순을 밟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밖에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일부 부대를 철수시켰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병력을 증강시키면서 전면적인 침공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주장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