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뒤엔 자영업자 있어…자영업자 '갈라치기'도 그만"
"생업인데 정부는 압박만 하는 것 같아…'억울'"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정부가 영업시간 제한을 철폐하고 손실보상 소급적용 등을 보장할 때까지 삭발식을 비롯해 점등시위, 촛불문화제 등의 단체행동을 이어 가겠다고 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코자총)의 민상헌 공동대표가 "이제는 'K방역' 뒤에 있는 자영업자들을 살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민상헌 대표는 22일 오후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현행 오후 10시까지인 영업시간 제한을 최소한 자정까지는 완화해야 하고 제대로 된 손실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민상헌 코자총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21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영업시간 제한 철폐를 주장하며 촛불 문화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2.21 leehs@newspim.com |
◆ "영업시간 제한 최소 자정으로 완화해야…자영업자 '갈라치기'도 그만"
민 대표는 크게 영업시간 제한 철폐와 손실보상 소급적용 등 두 가지 부분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K방역'을 자화자찬만 하지 말고, K방역에 일조하느라 영업을 못 한 자영업자들을 살펴야 한다"며 "영업시간 제한을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1시간 늘렸다고 하지만 저녁 장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업소에 10시는 어림도 없다. 최소한 자정까지는 영업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집합금지나 집합제한 명령을 받았던 업종에 소속된 회원만 약 80만명인데 손실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소급적용을 하지 않으니 보상을 해도 미미한 수준이고 10억원 이상 매출업소는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자영업자들에 대한 손실보상 소급적용 및 100% 보상 등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정부가 일관되지 않은 방역 지침을 내놓으면서 형평성 논란을 비롯해 자영업자들 사이에도 갈등이 발생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팬데믹 상황인 만큼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방역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의 보상에 좀 더 신경 써야 한다"며 "자영업자를 위한 손실보상금을 보면 전혀 손해가 나지 않은 사람이 보상받는 경우가 있다. 또 피해 규모가 각기 다른데 똑같은 금액을 보상받기도 한다.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은 이런 부분을 특히 억울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억원 이상 매출업소는 손실보상에서 아예 제외되기도 했다. 유흥업종 같은 경우는 아예 영업을 금지했다. 매출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더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임대료나 인건비도 고려해야 하는데 그런 고민이 부족하니까 자영업자들이 더 억울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생업인데 정부는 압박만 하는 것 같아…'억울'"
아울러 민 대표는 정부가 희생만을 강요할 뿐 아니라 자영업자를 압박하고 공포감을 조성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이 삭발까지 감행하면서 정부의 방역 지침에 반기를 들기로 했으나, 동시에 정부의 영업제한에 압박을 느끼는 사람도 많았다"며 "21일부터 24시간 영업을 강행하기로 했으나 점등시위나 촛불문화제 등으로 수위를 낮춘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가 21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영업시간 제한 철폐를 주장하며 촛불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는 오늘 밤 10시부터 12시까지 간판을 점등하는 시위를 시작한다. 2022.02.21 leehs@newspim.com |
코자총은 지난 18일 정부가 사적 인원 모임 6인, 영업시간 제한 오후 10시 등을 골자로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내놓기 전 영업시간 제한을 철폐하지 않으면 24시간 영업을 강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민 대표는 "앞서 인천에서 한 카페 대표가 24시간 영업을 하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3일 만에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압수수색까지 하지 않았나"라며 "이렇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니까 정부의 보복이 무서워서 24시간 영업은 겁나서 못하겠다는 자영업자들이 많았다"고 짚었다.
또 "자진해서 한다는 자영업자가 있어도 단체로서는 개인이 피해 보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없었다"며 "장사가 생업이다 보니 절박한 마음이지만 24시간 영업 강행까지는 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대선 이후인 3월 임시국회에서 손실보상법을 개정한다는 국회의 말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손실보상 소급적용 관련 법률을 개정한다는 데도 확 와 닿지가 않는다"며 "정부나 국회에서 하는 이야기들이 신뢰가 가지 않는다. 대선용은 아닌지, 자영업자들을 위한다는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코자총은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 소기업 등 332만명에게 1인당 2차 방역지원금 3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은 총 16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안 통과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을 통해 코자총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부 간의 추경예산 줄다리기 끝에 여야가 공언했던 35조, 50조 원 추경은 끝내 무산됐다"며 "그나마 기대했던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위한 법안 처리마저 뒤로 미뤄졌고 업종과 매출액, 개업시기에 대한 차별 없는 보상을 바랐던 자영업자의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고 밝혔다.
코자총은 한국외식업중앙회를 비롯해 14개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됐다. 이들은 자영업자를 위해 ▲영업시간 제한조치 철폐 ▲매출액 10억 이상 자영업자 손실보상대상 포함 ▲손실보상 소급적용 및 100%보상 실현 ▲서울 · 지자체 별도 지원 방안 마련 ▲코로나19 발생 이후 개업한 모든 업소 손실보상금 추가 적용 등 실질적인 대책마련과 실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정부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민 대표에 따르면 자영업자 손실보상 청구 소송, 손실보상 관련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 청구 등을 준비 중이며 현재까지 5000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했다. 향후 1만명을 달성하면 본격적인 소송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시위 등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민 대표는 "앞으로 점등시위를 지속하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촛불문화제를 여는 형식으로 자영업자의 의견을 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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