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르포] 소주 한병 5~6천원…자영업자 "장사하기 겁납니다"

기사입력 : 2022년02월22일 14:37

최종수정 : 2022년02월22일 14:47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 출고가 7.9% 인상
"식재료비 다 올랐는데…" vs "손님들 안 올까봐"

[서울=뉴스핌] 강주희·윤준보 기자 = "지금 소주 1병당 4000원씩 받고 있는데 더 올려야 할까요? 안 올리면 손해인데 , 올리면 장사는 더 안될 것 같고."

서울 종로구에서 치킨집을 하는 진숙이(58) 씨는 최근 발표된 소주값 인상을 묻는 질문에 한숨부터 내뱉었다. 진씨의 가게는 다소 한산했다. 한 테이블에는 손님 3명이 앉아 치킨에 맥주와 소주를 먹고 있었다.

오는 23일부터 하이트진로의 소주 제품 출고 가격이 7.9% 인상되지만 진씨의 가게는 소주 1병당 4000원씩 팔고 있다. '소주 가격이 언제부터 오르냐'고 묻자 진씨는 "이 골목에서 총대를 멘 사람(가게)이 올리면 그때 가서 500원쯤 더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3년 만에 소주값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소주값 상승으로 가격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 것을 우려해 섣불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권 동향을 살핀 후 가격 조정을 하겠다는 곳도 상당수다.

22일 뉴스핌이 서울 송파·종로·서대문구에 있는 식당과 술집 20곳을 확인한 결과, 소주값을 올리기로 한 곳은 9곳, 동결하겠다는 곳은 5곳,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곳은 6곳이었다.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서울 송파구 방이동 먹자골목. 2022.02.22 yoonjb@newspim.com

서울 중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모(53) 씨는 조만간 소주 한 병 가격을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박씨는 "손님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소주 한 병에 5000원 받는 것도 4000원 받던 때처럼 익숙해질 것"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장사도 안되는데 오르면 오르는 대로 받을 수 밖에 없지 않겠냐"고 전했다.  

종로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심세영(27) 씨도 "소주값은 인근 업자들끼리 같이 올리기 때문에 유의미한 타격은 없다"면서 "조만간 다 같이 오를 것 같다. 예전에도 그랬듯 술 값이 올라도 술 찾는 사람 수는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가격을 동결하거나 추후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곳들도 많다. 출고가 인상을 당장 소비자 가격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게 이유다.  종로구에서 갈비집을 하는 김모(61) 씨는 "코로나로 손님이 적은 게 가장 큰 걱정이라 소주값 인상은 그때 가서 걱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선술집을 운영하는 이영규(65) 씨도 "1병당 4500원씩 받고 있는데 아직 올려 받을지 말지 정하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중구에서 실내 포장마차를 하는 강모(41) 씨는 "소주 출고가가 7.9% 인상이면 자영업자들에게는 10~11% 가량 인상된 가격으로 들어온다"며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주문해 물량을 비축해놨고 주변 동향을 살피면서 팔 하루 판매량도 조금씩 조정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송파구에서 횟집을 하는 정경자(61) 씨는 손님들의 눈치가 보여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정씨는 "술값이 올랐다고 불평하는 손님들이 있을 것 같다"며 "우리 가게는 손님들 반발을 고려해 다른 가게들보다 술값을 더 늦게 올리는 편이다. 지금 가장 힘든 건 식자재값 인상이랑 코로나가 아니냐"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 서민들의 술 소주와 맥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3일부터 일부 소주 제품 출고가격을 7.9% 인상한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참이슬 후레쉬' '참이슬 오리지널' 360㎖ 병과 일부 페트병류 제품의 공장 출고가는 7.9% 오른다. 오는 4월부터 주세법 개정안 적용에 따라 맥주의 세금이 ℓ당 20.8원 오른 855.2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라 맥주의 가격또한 오를 전망이다. 사진은 21일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 주류코너의 모습. 2022.02.21 pangbin@newspim.com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가 식당 등에 납품하는 소주제품은 오는 23일부터 7.9% 인상된다. 구체적으로 참이슬 후레쉬, 참이슬 오리지널 360㎖ 병 출고 가격은 기존 1081.2원에서 1163.4원으로 82.2원 인상되고 페트병류 제품에도 7.9% 인상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출고가 인상폭은 80원 정도지만 식당에 납품되는 단가는 200~300원 가량 뛰는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소주값은 5000∼6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이다. 

하이트진로의 출고가 인상으로 다른 주류업체들도 조만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구에서 해물탕집을 하는 양모(55) 씨는 "소주 한 박스당 5000원씩 더 오른다길래 미리 20박스 더 받아놨고 맥주 역시 주문해놓은 상태"라며 "소주값이 오르면 자영업자들이 더 좋아할 것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고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filte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