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서방의 강력한 군사·경제 제재에 반발하며 '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서방의 정당성 없는 제재'에 맞서기 위해 핵 무기를 운용하는 러시아 핵 억제 부대에 고도 경계 태세를 지시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방송에 출연 "여러분이 보듯이, 서방 국가들은 불법적인 제재로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비우호적인 조치에 나섰을 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이끄는 정상들은 우리나라에 대한 공격적인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앞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가 국제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특정 러시아 은행들을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G7은 공동성명에서 어떤 러시아 은행을 스위프트에서 제외할 지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방안을 조정하기 위한 대서양 횡단 태스크포스(TF)를 조만간 발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들도 러시아에 대한 SWIFT 결제망 퇴출과 함께 루블화를 지지하기 위한 러시아 중앙은행의 개입도 제재하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서방국 지도부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이 키예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도시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고 있어 러시아를 국제 금융 시스템과 우리 경제로부터 추가로 고립시키기로 했다"면서 "이러한 제재 조치는 수일 내로 시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WIFT는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1만1000곳이 넘는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전산망으로, 여기서 제외되면 해외 금융기관과 자금 거래가 거의 불가능해진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와 관련, 러시아가 군자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면서 "러시아 재벌도 우리 시장 내에서 금융 자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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