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계기로 전략적 모호성 한계 인식"
"중·러와는 대적 아닌 경제협력 관계로 갈 것"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 시대의 한미동맹은 현재보다 더 강화될 것이란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는 10일 뉴스핌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오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자마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했다"며 "그만큼 한미관계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을 찾아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남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미중 균형외교와 전략적 모호성을 강조하면서 한미관계의 격이 낮아졌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안보와 동맹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화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 간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선 "바이든 대통령이 5월 말에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하든지, 아니면 빠른 시기에 윤 당선인이 워싱턴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가급적 이른 시기에 한미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윤 당선인이 대미중시 외교로 갈 경우 한국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견제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란 말처럼 우리에게 좋은 점만 취하면 좋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며 "언젠가는 선택할 순간이 온다. 그렇다고 중국이나 러시아와 대적하는 방식은 아니고 경제협력 관계로 갈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관계는 결국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가성비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며 "싸고 좋으면 살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러시아 수출통제에서 보듯이 문재인 정부가 취해온 전략적 모호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은 살기 위한, 그리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이냐를 고민할 때"라며 "이건 좋고 싫은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과 국익이 달려 있는 문제"라고 피력했다.
윤 당선인 공약대로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중국 견제 협의체 쿼드에 가입하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할 경우 중국의 보복이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그 문제는 우리의 안보상황 변화에 달려 있다"며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임계치를 넘어서며 흔들어놓으면 방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만약에 북한 도발로 성주 사드로는 안된다. 수도권 사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추가 배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남 교수는 "박근혜 정부 때는 당시 황교안 총리가 중국에 사드 배치는 없다고 했다가 일주일 후에 사드배치를 발표하면서 중국이 반발했다"며 "이번에는 추가 배치를 할 경우 중국에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외교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중국의 대한국 제재인 한한령은 이미 극에 달해 있다"며 "더 추가적인 제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석열 정부의 북미관계 전망에 대해선 "한미동맹을 기본으로 하되 북미관계는 서로 기브앤테이크가 맞으면 되는 것"이라며 "북한도 이미 미국에 대해 충분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한국의 섣부른 중재론은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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