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 제한 6명→8명으로, 영업시간 제한은 현행 유지
"오히려 손님들이 코로나 걱정하며 빨리 가"
인원제한 완화에 반색하기도 "손님 더 많이 올 듯"
[서울=뉴스핌] 강주희·윤준보 기자 = 오는 21일부터 2주간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현행 6명에서 8명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다수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연장 없이 인원제한 완화는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 반면 일부는 매출 변화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1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철판구이집을 하는 이재규(59) 씨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생업 고통을 덜기 위해 인원수만 소폭 조정했다는 방역당국의 발표에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이씨는 "확진자가 워낙 많이 나오다보니 사람들도 별로 모이지 않는다"며 "제재를 하든 말든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미크론 대유행과 의료대응 체계 부담, 유행 정점 예측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대폭 완화는 우려가 크다"며 사적모임 제한을 6명에서 8명으로 조정한 새 사회적 거리두기를 발표했다. 연장 가능성이 제기됐던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은 현행 밤 11시로 유지됐다.
영업시간은 감염 위험에 따라 분류한 1·2·3그룹과 기타 시설에 모두 적용된다. 1그룹은 유흥주점·단란주점·클럽·감성주점·헌팅포차 등 유흥시설이다. 2그룹은 식당·카페·노래연습장·목욕장업·실내체육시설 등 4종이, 3그룹 및 기타 시설에는 평생직업교육학원·PC방·오락실·카지노·파티룸·안마소·영화관·공연장 등이 해당한다.
이에 대해 이씨는 "밤 10시까지만 장사할 때는 손님들이 조금이라도 더 있겠다고 아우성하고 실랑이를 벌였는데 11시로 연장된 이후는 그 시간까지 돌아다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며 "문화 자체가 밤늦게까지 돌아다니지 않는 것으로 바뀌다보니 요새 회사들도 회식을 안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정부가 18일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주간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6명에서 8명으로 늘어난다. 다만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 시간은 기존과 같이 밤 11시까지로 유지된다. 아직 코로나19 확산의 정점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유행이 계속 급증하는 상황에서 큰 폭의 완화는 어려운 점을 감안, 일부 조치에 한해 소폭 조정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사진은 18일 오후 점심시간을 맞아 시민들로 붐비는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모습. 2022.03.18 hwang@newspim.com |
서울 종로구에서 호프를 운영하는 김형수(66) 씨는 "오히려 손님들이 코로나 걱정하며 빨리 가는데 인원 2명 더 늘린다고 매출에 효과가 있겠냐"고 토로했다. 김씨는 "미국은 풍토병 단계로 전환한다고 하는데 한국은 2년 넘게 거리두기로 시간을 끌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정부가 자영업자 생각한다고 생색만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래방·볼링장·PC방 등의 사정도 비슷하다. 영업시간을 찔끔찔금 풀지 말고 아예 없애달라는 일성이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영업시간 제한을 안 풀고 인원제한을 푼 것이 당황스럽다"며 "차라리 시간을 풀고 인원제한은 그대로 놔둬도 되는 상황인데 방역당국에서 어떻게 생각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장도 "PC방은 좌석마다 칸막이가 있어서 여러 명이 오든 1명이 오든 큰 영향이 없다"며 "시간을 정해 아갼에 아무것도 못하게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코로나가 밤 11시 이후에 더 걸리기 쉬운건가. 사람들이 11시 이후에 다녀봐야 얼마나 다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 자영업자들도 있다. 송파구에서 고깃집을 하는 서명수(48) 씨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8명으로 늘어난 것에 대해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서씨는 "회식하러 오는 단체 손님 비율이 30%정도 되는데 앞으로 인원 제한이 완화되면 60%까지 손님이 늘 것 같다"고 기대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거리두기 폐지, 손실보상 공약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윤 당선인은 후보시절부터 현행 거리두기를 폐지하고 취임 후 100일 이내 50조원 규모의 손실보상을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폭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중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박모(52) 씨는 "취임 후 100일이내 지급을 해준다고 하니 기대를 할 수 밖에 없다"며 "늦어도 6월 지방선거 이전에는 주지 않겠나. (추경 과정에서) 어느 정당이 몽니를 부리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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