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에서 막대한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방국의 러시아 제재 충격이 중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을 자극한 영향이다.
24일(현지시각) 국제금융협회(IIF)는 중국 증시와 채권 시장에서 대규모 포트폴리오 자금 유출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중국 위안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빈 브룩스 II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서의 자금 유출이 규모나 강도 면에서 전례없는 수준"이라면서 "특히 나머지 신흥 시장에서 별다른 유출이 나타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특이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IIF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러한 자금 유출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확한 결론을 도출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덧붙였다.
IIF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2월 중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채권 규모를 역대 최대 폭 축소했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으로 인해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의 상환 움직임이 빨라진 점도 일부 영향을 준 것이란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서방국의 제재로 러시아 중앙은행의 유로 및 달러 외환 보유고가 동결됐고, 자금 조달을 위해 러시아가 보유했던 중국 자산을 매각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 불똥이 중국으로 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이 발을 뺀 탓에 중국 증시는 이달 초 급락세를 연출했다.
지난주 중국 당국이 경제 부양을 위한 추가 정책을 약속한 뒤로 증시는 낙폭을 다소 회복한 상태다.
다만 우크라 사태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외인들의 자금 유출이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패드라익 가비 ING 글로벌 채권 및 금리전략 대표는 (중국에서의 자금 유출이) 추세가 될지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투자자들이 "러시아 위기와 관련해 불투명성이 사라질 때까지 채권 시장 재투자를 단념한 것일 수 있다"면서 다만 수주 또는 수개월 내로 자금이 다시 순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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