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쥔 국민연금 등 회사측 선택 표심 기울어
"주주 성원에 감사...기업가치 제고·주주가치 향상 매진"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현된 금호석유화학그룹 '조카의 난' 경영권 분쟁에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또 다시 승리했다.
박 회장은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와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건 등의 대립 안건에서 모두 승리했다.
◆ 배당·사외이사 선임 회사측 안건 찬성률 60~70%
금호석유화학은 25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제4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오전 9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참석주주와 의결권 위임, 검표 작업 등에 시간이 걸려 1시간 30분 늦게 개회됐다. 주총 현장에는 약 70여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이날 주총 안건은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사외이사 2명 선임, 감사위원 1명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었다.
주총 표결 결과를 살펴보면 금호석화 측의 안건들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가결됐다.
이날 가장 큰 관심사였던 배당안은 회사 측이 제안한 보통주 1만원, 우선주 1만50원이 전체 170만5300주 가운데 찬성 1169만2829주(68.6%)로 가결됐다.
박 전 상무 측이 제안한 보통주 1만4900원, 우선주 1만4950원의 배당안은 찬성 543만 4293주(31.9%)로 부결됐다.
사외이사는 회사측이 추천한 박상수 경희대 명예교수와 박영우 에코맘 코리아 이사가 찬성률 71%를 기록하며 선임됐다.
박 전 상무 측이 제안한 이성용 전 신한DS 사장과 함상문 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 선임안의 찬성률은 각각 29.6%, 29%에 그치며 보통결의 요건을 총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전체 의결권 주식수 약 2504만 7000주 중 출석한 주식수는 약 1705만 7000주(약68.1%)이며 모든 안건에서 회사측 안이 주주 박철완의 주주제안과 비교해 약 2~3배 차이의 압도적인 지지를 획득했다.
◆ 박철완 "앞으로도 기업가치·주주가치 제고 위해 노력"
이번 주총 결과에서 보인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금호석유화학 현 경영진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이사회 교체시 회사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6.82%)도 전날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회사측의 배당안이 더 적정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안을 놓고도 사측 후보를 찬성하는 반면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에 모두 반대하면서 판세가 기울었다는 평가다.

금호석화 측은 "주주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우리 임직원들은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주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기업가치 제고와 ESG 강화를 통한 주주가치 향상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 전 상무는 앞으로도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발표해 추가 불씨를 남겨뒀다.
박 전 상무는 입장문을 통해 "공감과 지지 보내준 모든 주주분들께 감사 드린다"며 "제가 부족한 탓에 대다수의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승부를 떠나 국민연금이 현 경영진의 법적 책임, 불법취업 상태 등 고려하지 않은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회사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아 성원을 보내주신 개인주주의 표를 모으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주주와 계속 소통하며 필요하면 임시주총을 소집해 주주들 의 의사를 대변할 것이며 최대주주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회장 측은 본인의 지분 6.7%과 아들 박준경 부사장(7.2%), 딸 박주형 전무(1.0%) 지분 등 총 14.9%를 보유하고 있다.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8.53%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박은형씨(0.5%), 박은경씨(0.5%), 박은혜씨(0.5%) 등 세 명의 누나와 모친 김형일씨(0.08%), 장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0.05%)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10.16%다.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