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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SH사장 '원가공개·건물분양' 서울 집값 낮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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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공공아파트 원가, 민간아파트와 단순비교 불가"
서울, 주택 공급난 극심…"반값 아파트 관심 높을 듯"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의 '분양원가 공개'와 '건물분양 아파트'(토지임대부 주택, 반값 아파트) 정책이 서울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SH공사 공공아파트는 민간아파트와 품질이 달라서 분양원가 공개로 민간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다만 김 사장이 올 상반기경 고덕 강일지구에 공급할 '건물분양 아파트'는 극심한 서울 주택 가뭄에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내곡지구 6단지 인근 수변공원에서 강남 내곡지구 분양원가 공개 설명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2.03.31 pangbin@newspim.com

◆ "공공아파트, 민간아파트와 품질 달라서 원가 비교 불가"

김 사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내곡지구 6단지 인근 청계산 수변공원에서 '강남 내곡지구 분양원가 공개 설명회'를 열었다. '분양원가 공개'는 김 사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작년 12월 15일 준공정산이 완료된 고덕강일4단지에 대한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작년 11월 15일 김 사장이 취임한 지 한 달 만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미 준공해 사업정산을 끝낸 5개 지구(오금지구, 항동지구, 세곡2지구, 마곡지구, 내곡지구)의 28개 단지 분양원가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날 공개한 강남 내곡지구 1‧2‧3‧5‧6‧7단지의 전용면적 82.64㎡ 평균 분양원가는 3.3㎡당 959만~1467만원으로 나타났다. 해당 금액은 택지조성원가와 건설원가를 합한 금액이다.

김 사장은 "서초구 내곡동 건축비는 3.3㎡당 580만원, 강남 4개구 건축비는 600만원 정도 된다"며 "우리 공사가 중앙정부에서 정한 기본형건축비로 아파트를 지으면 25평짜리가 2억원 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공사가 토지수용권, 독점개발권, 택지용도변경권 등 3대 특권으로 값싸게 얻은 토지를 민간에 팔아버리면 집값에 거품이 껴서 주택가격 전체를 자극한다"며 "토지를 공사가 갖고 건물만 분양하면 시민들은 아파트를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고, 우리 공사도 토지가격이 계속 올라 자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2.03.31 ymh7536@newspim.com

업계에서는 SH공사의 분양원가 공개가 서울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지 단언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SH공사의 공공아파트와 민간아파트는 품질이 같지 않기 때문에 원가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가 어려워서다.

공공아파트는 '중소기업제품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정 부분 중소기업 제품을 써야 한다. 예컨대 아파트 내부에 싱크대 등 각종 용품을 설치할 경우 중소기업 제품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민간아파트는 내장재 등을 고급품으로 넣을 수도 있고, 단지 내 편의시설을 여럿 설치해 관리비를 더 높게 책정할 수도 있다. 민간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공아파트' 분양원가와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분양원가를 공개해도 집값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을 통해 분양가를 제한했지만 '로또아파트' 문제로 오히려 청약 경쟁률만 더 높아졌다"며 "근시안적으로 가격만 통제하는 정책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움직이는 자본주의 원리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SH공사의 분양원가 공개는 공공아파트와 민간아파트 품질이 동일하다는 전제 하에서만 의미를 갖는다"며 "품질이 다르다면 가격을 1대 1로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에 민간아파트 분양가를 보고 해당 건설사나 시행사가 '폭리'를 취하는지 논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김 사장도 분양원가 공개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단하지는 않았다. 김 사장은 취임 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물론 분양원가 공개가 집값 안정이나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누구나 (원가를) 알 수 있게끔 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고덕강일 '건물분양' 수백가구 예상…"수십만가구 필요"

다만 김 사장이 올 상반기경 첫 선을 보일 '건물분양 아파트'(토지임대부 주택, 반값 아파트)는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란 공공이 토지를 소유한 상태에서 임대하고 건물만 일반인에게 분양하는 방식의 주택을 말한다. 분양가에 토지 소유권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시세보다 싸게 분양할 수 있다. 김 사장은 이를 '건물분양 아파트'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김 사장은 "올해 상반기 중 서울 고덕 강일지구에 건물분양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기존 공공주택 중 행복주택으로 계획된 것을 건물분양 아파트로 바꾸려면 절차가 있는데 이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예상 공급 규모는 "몇백가구"라고 답했다.

또한 SH공사가 2~3년 내 조성할 수 있는 택지에 대해서는 "현재 고덕 강일에 택지가 일부 남아있고 위례, 마곡에도 있다"며 "학교용지, 단독주택용지 등 다양한 용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보면 김 사장의 '건물분양 주택'은 '가뭄에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서울 주택시장이 극심한 공급부족을 겪고 있어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463가구로 작년(3만1211가구)보다 34.4% 감소한다. 지난 2020년(4만9359가구)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급감한 수치다.

서울 강남권 '노른자위' 입지의 아파트들 분양도 줄줄이 연기됐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사업장인 송파구 '잠실진주재건축',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은 올해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내년으로 미뤄졌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은 토지비 감정평가에서 '재검토' 통보를 받아 아직도 분양 시점이 안갯속이다. 이처럼 공급이 부족해 수요자들 사이에는 '공포수요'(패닉 바잉) 심리도 여전히 깔려 있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볼 때 '반값 아파트' 정책이 서울 주택시장에 유의미한 충격을 주려면 수십만가구 등 대규모로 진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서울 강남권 그린벨트를 풀어 강남구 세곡동과 내곡동에 2012년까지 보금자리주택 총 32만가구를 공급했다. 위례신도시에도 보금자리주택 2만2000가구를 공급했다. 모두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그 결과 서울 집값이 실질적으로 안정되는 효과가 있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전 정부(2008년 12월∼2013년 2월) 당시 서울 아파트 중윗값은 3% 하락했다. KB주택가격 동향(2008년 12월 자료부터 제공)과 한국은행, 통계청 발표자료를 바탕으로 각 정권 출범 첫 달과 마지막 달의 서울 아파트 중윗값을 비교해 나온 수치다.

그런데 김 사장이 올 상반기 강일지구에 첫 선을 보일 건물분양 아파트는 몇백가구 규모다. 이에 따라 SH공사가 서울 각지에 건물분양 아파트를 대규모 공급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연구원은 "서울에 집값 안정 효과를 주려면 잠재수요층을 다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물량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건물분양 아파트 가격이 주변 시세에서 토지소유권을 차감한 수준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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