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A도 동원…리튬·니켈 등 생산 기업 대상
[샌프란시스코=뉴스핌]김나래 특파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쿠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을 막기 위해 향후 6개월간 하루 100만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키로 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바이든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향후 6개월간 역대 최대 규모인 일 100만배럴의 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잇단 지정학 악재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자 내놓은 조치다. 이 같은 미국의 비축유 방출은 최근 6개월 사이 세 번째이며, 이는 이례적인 평가를 받는다.
그는 또 동맹국들이 유가 안정을 위해 3천만에서 5천만 배럴의 비축유를 추가 방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밖에 시추용 공공부지를 임대했음에도 원유를 생산하지 않는 기업을 비판하면서 이들에 대해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을 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이는 미국 내 원유 시추를 늘려 공급 확대를 위해서다.
백악관은 "생산 허가를 받고도 생산하지 않은 시유전만 9000개가 넘는다"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연설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필수 광물 증산을 위한 국방물자생산법(DPA)도 동원했다.
DPA는 한국전쟁 시절 군수물자 생산을 위해 마련한 법이며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제조를 위해 활용한 적이 있다. DPA가 적용되는 기업은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백악관은 향후 DPA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에 이날 국제유가는 하락하고 있다.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7% 하락한 100.28달러에 거래됐다.
전문가들도 이번 원유 방출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번 원유 방출은 상당한 양이라고 평가했다.
어게인 캐피탈 LLC의 파트너인 존 킬더프는 로이터 통신에 "이 같은 조치가 중요한 시장이며 이번 잠재적인 전략비축유 방출은 상당한 양의 원유"라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도 "이 같은 조치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예측을 토대로 원유 시장은 2분기에 더 이상 공급 부족이 아니며 3분기에도 과잉 공급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유가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조치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선임 투자 및 시장 분석가는 보고서에서 "비축유 발표는 미국이 원유 공급 리스크 우려를 더 키운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신속한 해결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번 조치가 2022년 석유 시장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지만 영구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조치는 향후 몇 년 동안 지속적인 공급이 아닌 원유 재고의 방출로 남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이러한 방출은 구조적 공급 부족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