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억제를 위해 중국 상하이시가 도시를 절반씩 나누어 봉쇄 중인 가운데 1일 새벽부터 푸시(浦西, 황푸강 서쪽) 지역이 봉쇄됐다. 푸시 지역은 한국인 교민이 많은 한인타운이 있는 지역으로, 현지 방역 지침에 따라 이날부터 5일까지 4일간 자택에서만 머물러야 한다.
상하이는 베이징·산둥(山東)성과 더불어 우리 교민이 많이 체류하는 곳 중 하나다. 기업인·자영업자·주재원 등을 포함해 약 3만 5000명이 상하이에 거주 중인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대부분이 푸시 지역의 민항(閔行)구와 쑹장(松江)구·창징(長寧)구에 거주 중이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식당·은행·국제학교 등이 밀집한 한인타운이 형성돼 있다.
앞서 푸둥 지역 봉쇄 기간 동안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상하이시 당국은 미흡한 대응을 공식 인정했다.
마춘레이(馬春雷) 상하이시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부비서장 겸 상하이시 비서장은 3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염성·은닉성이 극도로 강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 있어 우리의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또한 "일부 방역 조치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일부 봉쇄 지역 주민의 생활 보장 역시 주도면밀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모두의 비판을 성실히 받아들이고 현재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봉쇄 기간의 진료난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우징레이(鄔驚雷) 상하이시 위건위 주임은 "대규모 방역 전제 하에 시 각 급 의료기관을 전부 개방하고 설비 및 의료 인력을 증원 등을 통해 환자의 긴급 진료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실제로 봉쇄 발표가 나온 직후 푸둥 지역 주민들이 봉쇄 기간에 대비해 식료품과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마트로 몰리면서 혼란이 빚어졌고, 도로가 차단되면서 택배 배송이 사실상 중단됐다.
기저질환이 있던 환자가 적시에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푸둥신구에 거주 중이던 한 천식 환자가 호흡 증세를 보이면서 구급차를 불렀지만 차량 배정을 받지 못했다. 환자 가족이 마침 아파트 단지 인근에 있던 구급차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구급차에 있던 의료진이 다른 긴급 환자 이송을 위한 것이라며 이송을 거부했다.
심지어 해당 의료진은 구급차에 있는 자동심장충격기(AED)라도 빌려달라는 가족의 요청에도 "상부의 연락을 기다려달라. 방법이 없다"는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구급차를 요청한 지 한 시간 반이 지나 구급차가 도착했지만 환자는 결국 숨졌다.
해당 사건이 웨이보 등 SNS를 통해 확산하며 누리꾼들의 비난이 쇄도하자 상하이시 방역 당국은 사과하기까지 했다. 상하이 푸둥신구 위생건강위원회는 31일 공식 홈페이지에 "구급차에 있던 의사의 부적절한 대처가 확인됐다"며 "해당 의사에 대해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상하이 신국제박람회장에 마련된 임시 집중 격리치료시설 내부 모습 |
한편 중국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 중인 가운데 상하이시는 중국 전국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도시가 됐다. 위건위 집계 결과 30일 하룻 동안 중국 전국에서 발생한 8454명의 지역감염 신규 확진자 중 상하이의 신규 확진자가 상하이 5653명으로 전국의 70% 가량을 차지했다.
상하이시는 지난달 27일 밤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황푸(黃浦)강을 중심으로 도시를 동서로 나눠 각각 봉쇄하는 이른바 '순환식 봉쇄' 방침을 발표했다. 푸둥·푸난과 인접 지역(푸둥신구 전체, 펑셴구 전체, 진산구 전체, 충밍구 전체, 민항구 푸진로·푸장진, 쑹장구 신방진·스후당진·류강진·예셰진)이 28일 오전 5시부터 4월 1일 오전 5시까지 먼저 봉쇄됐고, 나머지 푸시(황푸강 서쪽 지역) 지역은 1일 새벽 3시부터 5일 새벽 3시까지 봉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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