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전 성남도개공 사장, 대장동 재판 증언
"당시 성남시장, 정책실장 등 시청 뜻이라 생각"
"유동규가 실세…바지사장이라 조치 못 취해"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을 지낸 황무성 전 사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재판에서 "이재명 성남시장 등 당시 성남시 지휘부가 유동규 기획본부장에게 엄청난 권한을 줬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에 대한 18차 공판을 열고 황 전 사장을 불러 증인신문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로비 특혜 의혹 사건 1심 18차 공판에 증인 출석하고 있다. 2022.04.01 hwang@newspim.com |
황 전 사장은 2013년 9월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 취임한 후 지난해 12월 숨진 고(故)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을 통해 수차례 사퇴를 강요받았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그는 3년 임기의 절반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날 검찰은 황 전 사장을 상대로 당시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있던 유 전 본부장의 지위에 대해 질문했다. 황 전 사장은 "유 전 본부장이 공단 실세라는 말을 들었다"며 "(이후) 공사 기획본부장 근무 때도 사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다가 퇴임할 때만 왔고 공사 인력채용도 유 전 본부장 의사대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증인이 사장이니까 지시를 하면 되지 않냐"고 하자 황 전 사장은 "바지 사장이니까 안 된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재차 "사장의 권한이 있고 하급자인 유동규 피고인이 마음대로 의사결정을 하는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황 전 사장은 "조치를 못 취했다"며 "어차피 유 전 본부장 본인의 뜻이 아니라 지휘부, 시청 쪽에서 엄청난 권한을 줬길래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시 지휘부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이 됐건 (정진상) 정책실장이 됐건"이라며 이들이 유 전 본부장에게 막강한 권한을 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날 검찰은 황 전 사장이 2015년 2월 6일 사직서를 쓰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황 전 사장은 "유한기 전 본부장이 사직서를 출력해와서 제가 사인을 해줬다"며 "그날 오후 3시30분 경부터 와서 계속 사표를 내라고 하다가 결국 밤 10시 경 사인했다"고 했다.
검찰이 "공사 사장 임명권자인 성남시장 확인도 안 받고 유한기 말만 듣고 사직서를 써준건가"라고 묻자, 황 전 사장은 "당연히 지휘부 뜻이라고 하면서 수차례 왔고 유 전 본부장이 강하게 이야기해서 (사직서에 사인을) 했다"고 설명했다.
법정에서는 황 전 사장이 지난해 언론에 공개했던 유한기 전 본부장과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도 일부 재생됐다. 해당 파일에서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시장님',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을 '정 실장'이라고 수차례 언급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정 전 실장, 유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의 사퇴를 강요하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고발됐으나 검찰은 지난 2월 이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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