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12일 성명서 발표
"정권 교체기에 서둘러 추진할 사안 아냐"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대한변호사협회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을' 입법 추진을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대한변협은 12일 성명서를 내고 "국민의 권익보호를 외면하는 극단적 검수완박을 반대한다"며 "국가의 형사사법체계를 다시 설계하는 중대 사안으로 형사사법 전반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정권 교체기에 서둘러 추진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한변호사협회관에 취임 인사차 방문해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06.08 pangbin@newspim.com |
이어 "민주국가의 제도개혁은 그 개혁이 국민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이익을 가져오는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할 때 정당하다"며 "특히 국민의 기본권 제한 및 권익보호에 관한 제도의 틀인 형사사법제도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협은 검경 수사권이 조정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기대와 달리 수사 현장에서는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건 처리 지연과 적체, 고소장 접수 거부, 타 경찰관서로 사건 넘기기 등으로 인해 국민의 불편이 커지고 업무 구분이 불분명해 일선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전국 변호사를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했다.
이어 "권력에 의한 부패와 독직 등 권력형 범죄에 대해 독립적이고 엄정한 처벌을 기대하며 출범한 공수처는 그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전 국민적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며 "앞서 이뤄진 제도 개혁이 기대와 달리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혁을 추진함이 옳다"고 제안했다.
대한변협은 "(민주당이) 전문가와 법률가 단체의 의견을 경청하거나 논의도 거치지 않은 채 '검수완박'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형사사법 시스템에 큰 공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 선진국에서도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한 나라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세월 검찰 지도부 구성원의 권력유착 및 정치화, 권한남용 등의 공업(共業)이 국민들의 노여움을 사고, 작금의 사태를 초래하였다는 점에서 검찰에게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법률전문가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국민적 공감대 없이 반세기 이상 형사사법의 기본 축을 맡아오던 검찰을 일체의 범죄수사에서 배제하는 것은 빈대 미워 집에 불을 놓는 격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기본적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대한변호사협회는 새로운 형사사법제도가 시행된 지 약 1년여가 지난 지금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시행 결과를 정확히 점검하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국민 불편 해소와 권익보호, 주요 권력형 범죄 대응 등 문제점의 개선에 집중할 때며 검수완박은 형사사법 전반에 걸친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합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문제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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