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소득 불평등‧양극화 개선 등 필요
물가 당분간 4%대…연간 목표치 상회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다만 스태그플레이션(마이너스 성장률 속 물가 급등)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이 후보자는 18일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생산에 투입되는 노동공급의 감소요인으로 작용해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생산잠재력(잠재성장률)을 저하할 수 있다"며 "실제로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7년을 정점으로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잠재성장률도 점차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고령화에 따른 예비적 저축수요의 증가는 금리 변동에 대한 소비의 민감도를 저하시키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이 중립금리를 추세적으로 낮춰 통화정책 여력을 제약해 통화정책 파급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계에서는 국내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대체로 2%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고, 코로나 위기 이전부터 점차 추세적으로 낮아져 온 것으로 보는 것이 컨센서스"라고 말했다.
앞으로 국내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어떻게 변화해 갈지는 우리의 정책대응에 크게 달려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정보통신(IT) 인프라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 재편은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잠재성장률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민간중심의 생산성 향상 ▲자원배분의 효율성 제고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교육제도 개선 ▲혁신생태계 조성 ▲소득 불평등 및 양극화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워싱턴에 위치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내던 지난 23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받은 뒤 인사청문회 등 준비를 위해 이날 귀국했다. 2022.03.30 yooksa@newspim.com |
최근 높아지는 물가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에도 의견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물가의 상방 압력과 성장의 하방 압력이 동시에 커진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물가오름세가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가겠지만 국내 경기는 견조한 글로벌 재화 수요와 축적된 가계 소비여력에 힘입어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가상승세의 장기화를 문제로 꼽았다. 그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향후 성장, 물가 흐름 관련 리스크의 변화를 보다 면밀히 살펴보면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물가오름세가 장기화돼 임금,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는 2차 파급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하반기 물가 전망에 대해 "물가상승 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4%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의 물가 압력이 이어져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2월 전망(3.1%)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의 높은 물가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는 에너지 가격의 경우 우크라 사태 전개 양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나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부진, 생산비와 물류비 상승 등으로 높아지고 있는 식량 가격 상승세는 우크라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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