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베스트먼트, 테스나 지분 30% 취득
테스나 '두산 테스나'로 사명 변경, 계열사 합류
그룹포트폴리오 총괄 김도원 사장 첫 역할 기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두산그룹이 국내 1위 반도체 후공정 기업 '테스나'의 지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신성장동력을 본격 가동한다. 테스나도 사명을 '두산 테스나'로 변경, 두산의 새 식구가 될 채비를 마쳤다.
특히 그룹포트폴리오 총괄로 지난해 말 영입된 김도원 사장이 테스나의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 그룹과 테스나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베스트먼트는 테스나의 지분 30.62%를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취득금액은 3218억원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분당두산타워 [사진=두산그룹] |
두산인베스트먼트는 ㈜두산이 테스나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달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두산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테스나 최대주주인 에이아이트리 유한회사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의 후속조치다.
㈜두산은 지난달 8일 테스나 인수를 결정하고 에이아이트리가 보유 중인 테스나 보통주, 우선주, BW를 포함한 지분 전량(38.7%)을 46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주식거래가 마무리되는 오는 27일에는 테스나의 최대주주가 두산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될 예정이다.
테스나는 이에 앞서 지난 2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두산 테스나'로 변경했다.
㈜두산의 인력도 테스나에 합류했다. 김윤건 ㈜두산 유통BG장(부사장)과 김도원 ㈜두산 지주부문 그룹포트폴리오 총괄(사장)이 각각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주목할 인물은 김도원 사장이다. 김 사장은 ㈜두산이 지난해 11월 그룹의 비즈니스 전략과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인물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엔지니어링 학·석사,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나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서울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주하지는 않지만 주로 그룹의 핵심 인물이 맡아 그룹과 계열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김 사장은 테스나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두산그룹 DNA를 테스나에 전파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도원 ㈜두산 지주부문 그룹포트폴리오 총괄(사장) [사진=두산] |
두산은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반도체 사업을 기존 에너지(발전)·산업기계 부문과 함께 핵심 포트폴리오로 육성할 계획이다.
테스나는 '모바일폰의 두뇌'로 불리는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카메라이미지센서(CIS), 무선 통신칩(RF) 등 시스템 반도체 제품에 대한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국내 동종 기업 중 최상위권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웨이퍼 테스트 분야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두산그룹에서 반도체 사업은 낯선 영역은 아니다. ㈜두산 전자BG는 전자제품의 필수부품으로 사용되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하고 있다.
스마트폰, 반도체, 전장용에 고루 사용되고 있고,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도 생산하고 있어 테스나 인수로 인한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빈자리가 된 '캐사카우' 역할을 두산밥캣과 함께 메워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테스나는 지난해 매출액 2076억원, 영업이익 541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6%에 달할 정도는 알짜 회사로 평가받는다.
㈜두산은 테스나를 반도체 후공정 전문회사로 육성해 한국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은 인공지능, AR·VR, 빅 데이터, 5G, 전기차·자율주행 등으로 확장되고 있는 글로벌 산업 메가 트렌드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반도체 분야 진입 기회를 꾸준히 모색해 왔다"며 "테스나를 한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후공정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