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러시아가 27일(현지시간)부터 폴란드, 불가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한다.
폴란드 천연가스업체 PGNiG는 26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이 27일 오전 8시를 기해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불가리아 경제부 역시 가즈프롬으로부터 같은 내용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노드스트림2 파이프라인.[사진=로이터 뉴스핌]2022.03.01 mj72284@newspim.com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소위 '비우호국'에 러시아 가스구매대금 결제를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하도록 강제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이 실제로 가스 공급을 끊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의 공급 계약에 따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산 가스 수입 결제 대금의 60%는 유로화로 나머지 40%가량은 달러화로 지급해 왔다. 이같은 계약 내용에 위배되는 푸틴 대통령의 루블화 지급 요구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를 우회하고 전쟁으로 가치가 하락한 루블화를 방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를 기존 계약 위반이라고 보는 PGNiG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가스 공급이 재개되도록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PGNiG는 가스 수입 대부분을 가즈프롬에 의존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전체 가스 수입 가운데 53%를 러시아로부터 사들였다.
불가리아 경제부 역시 "불가리아는 현재의 계약에 따른 의무를 다했고 계약 조항에 맞춰 대금도 적기에 지불해 왔다"며 "러시아의 루블화 지급 요구는 기존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마르신 프리슈다츠 폴란드 외무부 차관은 그동안 가스 공급망을 다변화했다며 이 상황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GNiG는 지하 가스 저장고 80% 가량이 차 있는 상황이며, 여름이 다가옴에 따라 난방 수요도 줄고 있어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며 당장 러시아의 공급 중단에 따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불가리아 에너지부 역시 상황 타개를 위해 가즈프롬과 협상에 나서는 한편 대체 가스 공급원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 같은 보도 이후 유럽 가스 가격은 17% 급등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에 비트코인은 장중 상승폭을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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