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대상 등 식품업계 1분기 나란히 이익 감소
가격인상 이후에도 원가 상승...추가 인상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등 주요 식품업체들이 올해 1분기 식품사업에서 남는 장사는 못했다. 원재료, 인건비, 물류비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에 따른 밀가루, 식용유 등 기초식품 가격 상승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데다 올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판촉·마케팅 등 비용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체들은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매출 늘었지만 이익은 뒷걸음질...1분기 식품가 예상 성적표는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원F&B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22억4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6%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액은 9479억1100만원으로 14.51%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됐던 식자재 유통사업과 축육사업이 성장한데다 가격인상 효과 등으로 매출규모가 늘었지만 참치, 돈육 등 원재료비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정작 이익은 뒷걸음질 친 것이다.
[뉴스핌DB] 2022.04.04 romeok@newspim.com |
다른 식품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컨센서스 추정기관 3곳 이상이 예상한 CJ제일제당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6642억원이다. 같은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3948억원이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8%, 2.5%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대한통운 등 운송사업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3300억원 내외로 전년 동기 대비 4%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상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9149억원, 영업이익 489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각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0.2% 감소한 수치다. 매출이 늘어나는 등 예년 대비 시장 분위기는 활발했지만 사실상 남는 장사는 아니었던 셈이다.
◆원자재 상승 장기화 타격에...추가 인상 저울질
식품업체들의 이익감소는 밀가루, 식용유, 농수산축산물 등 원재료와 물류비, 인건비 등 전반적인 원부자재 가격 상승 추세와 연관돼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등이 지속 상승한데다 올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하면서 밀가루, 식용유 등 원재료 상승을 더욱 부추긴 것이다.
실제 올해 3월 기준 관세청이 집계한 밀 수입량은 42만9376t이며 수입 금액은 1억7244만8000달러이다. 밀 1t당 가격은 지난 2월 대비 8.9% 상승한 402달러로 전년 대비 4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팜유 수입량은 6만2192t이며 수입액은 9038만 달러로 t당 가격은 1453달러에 달했다. 집계를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뉴스핌DB] 2022.04.25 kimkim@newspim.com |
문제는 원재료 상승세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은행은 올해 밀 가격은 40%, 곡물 전체 가격은 23% 치솟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2024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식품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식품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제품가격 인상을 잇따라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가격인상 이후에도 원가가 치솟으면서 인상 효과 보다는 여전히 원가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또한 최근 시식·시음 행사가 재개되는 등 올해 기업들의 마케팅, 판촉활동에 따른 전반적인 비용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가 압박은 굉장히 심하게 느끼고 있는 상황으로 지난해 말 수립했던 사업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을 정도"라며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을 억누르고 있지만 원가 부담이 더 커질 경우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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