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결정은 10대 여성 中 빈곤층·흑인 많아
[샌프란시스코=뉴스핌]김나래 특파원=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여성의 낙태권을 박탈하는 것은 미국 경제와 여성들에게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상원 은행 위원회 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낙태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확립한 1973년 판결인 로 대 웨이드(Roe v. Wade)를 뒤집는 대법원 판결 초안이 유출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최근 미국사회는 이 문제를 두고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상원의원의 질문에 대해 연구 결과를 인용해 여성의 낙태권이 보장될 경우 어린이의 복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여성의 낙태를 거부하면 이들이 빈곤한 상태에 놓여질 확률이 높아진다고 언급했다. 또 많은 경우 낙태는 10대 여성 가운데서도 저소득층과 흑인들이 많았으며, 이렇게 되면 이들은 자녀를 돌볼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애틀랜틱 카운슬 연설 중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4.14 kwonjiun@newspim.com |
그는 "여성이 아이를 가질 시기와 여부를 결정할 권리를 박탈하는 것은 경제에 매우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여성들을 수십 년 후퇴시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기치 않은 임신을 하며 종종 교육을 계속할 수 있는 능력을 박탈한다"며 "나중에 노동력에 참여하기 위해서 이런 부분이 고려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옐런의 발언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공화당 상원의원 팀 스콧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팀 스콧 의원은 "낙태 논쟁의 경제적 결과에 대한 틀이 가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콧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종신형이나 낙태를 찬성하는 문제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낙태 찬성 여부를) 결국 노동력 참여의 맥락에서 얘기하는 것이 나에게 냉담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기업들은 최근 낙태권 폐지 판결 초안에 직원들에게 낙태 비용 지원을 결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등은 낙태권 상실에 대비해 직원들의 낙태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애플, 씨티그룹, 우버와 리프트, 의류기업 리바이스 등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