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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언제쯤?…분리매각설도 '솔솔'

기사입력 : 2022년05월12일 06:39

최종수정 : 2022년05월12일 06:39

대우조선해양 재매각, 새 정부 주요 과제 중 하나
산은 회장 선임 등 절차상 매각작업 시일 걸릴 수 있어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윤석열 정부가 본격 출범하면서 그간 표류했던 대우조선해양 새 주인 찾기에 관심이 높아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선업 성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대우조선해양 재매각은 새 정부의 주요 과제 중 하나지만 워낙 덩치가 큰 사안이라 인수 후보자 찾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야의 정치적 셈법까지 더해져 해법 마련이 미궁에 빠진 가운데 일각에선 분리매각 가능성도 대두된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 작업은 현재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다. 공적자금이 투입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체제로 유지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월 한국조선해양으로의 인수·합병(M&A) 직전까지 갔으나 유럽연합(EU)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맺은 계약에서 EU 등 6개국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심사를 완료하는 것은 인수의 선결 조건이었다.

이후 산은은 대선이 끝난 지난 3월 말 대우조선해양 재매각 방안 등이 담긴 컨설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동걸 산은 회장이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사임하면서 대우조선해양 재매각 추진 방안은 수립되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사진=대우조선해양] 2022.04.22 swimming@newspim.com

업계 안팎에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우조선해양 민영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조선업 성장을 통해 신해양강국으로 재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도 국정과제에 '자율운항·친환경선박 개발 및 보급 등 신시장 선점' 내용을 포함시켰다. 업계에서는 조선업의 성장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재매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재매각 방식이다. EU의 반대로 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EU가 지난 1월 한국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불허한 이유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독과점 우려 때문이었다. 2015년부터 7년간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해외 매각도 쉽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은 군함, 잠수함을 건조하는 방산업체다.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 유출 우려가 커 해외 매각도 대안은 아니다.

결국 국내에서 조선사가 아닌 다른 인수 후보자를 찾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조선업 재편 효과는 어렵지만 새로운 밸류체인을 구축해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던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GS그룹, 효성그룹 등이 거론되지만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누구도 선뜻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조선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대우조선해양의 악화된 재무구조가 걸림돌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이후 7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수혈 받으며 버티고 있다. 올해에는 수주가 늘며 조선업이 호황을 맞았으나 업계 특성상 언제까지 호황이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분리매각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방산과 상선 부문 2개로 쪼개서 매각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방산 부문을 떼어내 몸집을 줄일 경우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은 한화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부문이라,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과 한화의 경험이 결합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재매각은 여러 가지 여건상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분리매각을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단 부담이 줄어들고, 각자 자기가 주력으로 하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기에 향후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의 대우조선해양 재매각 추진에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작업을 주도해야 하는 산은은 우선 신임 회장 인선이 급선무다. 산은은 대선 직후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사장) 선임을 두고 '알박기 인사' 논란이 불거지며 정치권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인수위는 당시 박 사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동생 재익 씨와 한국해양대 동기라는 이유를 들어 '낙하산 인사'로 규정했다.

6월 1일 지방선거도 변수다. 대우조선해양 민영화가 지역사회의 주요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정치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 사장 선임을 두고 이미 한 차례 맞붙었던 여·야가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후순위로 미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jun89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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