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첫 선대위서 '朴사태' 언급 안해
조기진화하되 여론시선 분산에 '안간힘'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진 '박완주 성비위 의혹' 대응 전략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조기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도 가능한 이번 사태에 집중된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13일 열린 첫 중앙선대위회의에서 박 의원의 성비위와 관련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 심판론을 저지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말꾼이 아닌 일꾼 선거가 필요하다. 심판만 하면 소를 키울 사람이 없다"고 호소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코로나 손실보상 소급적용, 채무감면법 입법처리 등 민생 현안의 시급성만 연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2022.01.19 photo@newspim.com |
이 위원장은 선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 성비위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선 어제 상임선대위원장이 충분히 말씀드렸다"며 말을 아꼈다.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박 의원을 제명하고,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낸 바 있다.
그는 "거기에 공감한다는 정도의 말씀을 드리겠다. 여기까지만 언급하겠다. 경기도 (관련 사안)만 (브리핑)하자고 했는데"라며 곤혹스러워 하는 반응을 보였다.
박지현 위원장도 관련 언급을 자제했다. 대신 국민의힘을 겨냥해 역공에 나섰다. 국민의힘도 성 상납 의혹이 제기된 이준석 대표를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같은 날 회의에서 "민주당은 그나마 수술 중이지만, 국민의힘은 지금도 숨기는 중이다. 국민의힘은 우선 이준석 당대표를 징계하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같은 수술을 개시해야 한다"며 "최소한 그 정도는 해야 민주당을 비판할 자격이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총무비서관으로 발탁된 윤재순 전 대검찰청 운영지원과장의 성 비위 의혹도 꺼내들었다. 신현영 선대위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논평을 내고 "윤재순 전 과장이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로 두 차례 내부 감찰을 받고 징계성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윤 대통령의 해명을 촉구했다.
그는 "성 비위를 묵인하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성 비위 인사를 대통령의 살림을 책임지는 총무비서관에 임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알고도 임명했다면 이는 대통령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몰랐다고 한다면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원내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으로선 당이 위기를 넘길 마땅할 방도가 없다. 호되게 혼나고 납작 엎드려서 정면돌파할 수 밖에 없다"며 "최대한 빨리 이번 사태를 털어내고 선거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박 의원 제명 건과 별개로 이번 사건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해 국회 차원 징계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