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유동규에 현금 1억·수표 4억 지급 정황
유동규 변호인 "99% 안들려"...음질 문제 제기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대장동 사건의 핵심증거로 꼽히는 정영학 회계사의 녹음파일 증거조사 절차가 종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본부장과 김만배 씨, 정영학 회계사, 남욱·정민용 변호사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2021.10.14 kimkim@newspim.com |
재판부는 지난 2일부터 5차례에 걸쳐 법정에서 정 회계사의 녹음파일을 재생해 왔으며 이날로 녹음파일에 대한 증거조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검찰은 지난 2021년 1월 정 회계사와 김씨가 전화통화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 등 로비 대상자들에게 금원을 지급하는 방법을 논의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을 재생했다.
김씨는 "전직 공무원들이나 시의원들 영입해서 대관작업용으로 별도의 수수료를 지급하거나 화천대유 이름으로 계약해서 지급하거나 여러 가지 경우가 있다"며 정 회계사에게 "어떤 방식이 좋을 것 같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정 회계사는 "법률적으로 고민하시죠"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씨는 "최윤길(전 성남시의회 의장)은 공무원 그만 둔지 오래라 문제가 안되는데 유동규가 문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21년 2월 정 회계사와 김씨의 대화 녹음파일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현금 1억원과 수표 4억원을 지급한 정황도 드러났다. 녹음파일 속 김씨는 "(유동규) 엄청나게 대들어 지금. 어제도 5억원을 줬다. 현찰 1억원이랑 수표 4억원을"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여러 녹음파일이 재생됐지만 음질 상태가 좋지 않아 모든 내용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녹음파일이 재생됨에 따라 들리는 진술자의 내용이 변호인 입장에선 거의 99% 이상 안 들리는 상황"이라며 음질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증거조사는 법정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고 판단도 법정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녹음파일이 대화자로 지목된 사람을 식별하는 수준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는 점을 조서에도 기재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지난 기일에도 얘기했지만 오늘 재생한 파일 같은 경우 재판부도 내용을 거의 알아듣기 힘들다"면서 "변호인이 의견진술 형태로 말한 부분을 공판조서에 기재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오는 16일로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조현성 변호사와 화천대유 양모 전무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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