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제조사 넥스틸, 2015년 구조조정 이어 정리해고
중노위 '부당해고' 판단에 소송 제기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기업의 누적 적자가 없더라도 경영 위기를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강관 제조사인 넥스틸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위원장을 상대로 청구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넥스틸은 2015년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회계법인에 경영 진단을 의뢰했다. 진단 결과 매출액과 영업손익 급감이 예상됐고 생산직 근로자 183명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넥스틸은 임원을 포함한 150명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을 공고했고 137명이 희망퇴직했다.
이후 넥스틸은 회계법인에 2차 경영진단을 요청했다. 그 결과 1개조 65명의 생산 인력이 적정하다는 진단을 받아 노동조합 집행부를 포함한 5명을 해고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중 노조 집행부 A씨 등 3명은 사직서를 내지 않았고 넥스틸은 정리해고를 결정했다.
A씨 등은 넥스틸의 정리해고가 부당해고라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구제신청을 했고, 부당해고라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는 중노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이겼지만 2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정리해고를 하는데 필요한 법적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판결은 대법에서 다시 뒤집혔다. 대법은 "단체협약 규정을 보면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는 사업의 축소, 지속적인 적자 누적 등의 중대한 사유에 의해 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있는 사유를 예시한 것으로 반드시 지속적인 적자 누적 등이 있어야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5년 8월 기준으로 원고의 총차입금은 2014년도에 비해 약 2배 정도 늘어났고, 특히 단기차입금의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다. 원고의 자기자본 대비 총차입금 비율도 2014년 87%에서 224%로 급격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심은 이 사건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나머지 다른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정당성이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