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처, 방역 고도화·디지털인재 양성 등 현안 산적
'인사 독선론' 부담 덜고 거대 야당 발목잡기 부각 시도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절차가 상당히 길어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김창기 국세청장에 대해서는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회 공전을 이유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을 강행한 것과 대조되는 상황이다. 두 개 부처 모두 디지털 인재 양성 정책 본격 추진, 방역체계 고도화, 연금개혁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새 정부 국정동력 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1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박순애, 김승희 두 장관 후보자 임명과 관련 "국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원 구성이 될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려 한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첫 주례회동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2.06.13 photo@newspim.com |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전반기 국회가 끝난 이후에 임명동의안을 보냈다"며 "윤 대통령이 그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 구성을 기다리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국회 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김창기 국세청장의 임명에 대해 민주당이 '국회 패싱'이라며 반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세정업무는 그대로 계속 방치할수 없어서 부득이하게 인사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국회 일정을 생각해보면 전반기 국회가 끝나기 전에 청문회를 열수 있었지 않았느냐"며 "국회가 소임을 다했으면 청문회를 열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을 오히려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의 경우 지난달 16일에 인사청문 요청안을 보냈기 때문에 전반기 국회가 종료되기 전에 인사청문회를 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이 김 청장과는 달리 두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겠다는 뜻을 비친 것은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 모두 야당이 '낙마'를 염두에 둘 정도로 음주운전, 막말논란, 이해충돌 등 각종 부적격 사유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어서 이를 어느 정도 해소하거나 여론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첫 정식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2.05.26 photo@newspim.com |
특히 민주당이 전날 김 청장의 임명강행에 대해 '국회패싱' "국민패싱'을 거론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장관 후보자마저 청문회를 패싱한다면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 최근 차관급 이상 요직에 검찰편중 인사 논란이 거세지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마저 까먹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인사에 좀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여권의 기류이다.
이를 감안한 듯 윤 대통령은 김 청장에 대해서는 당위성을 내세우는 반면 주요 사회 부처 장관 후보자 임명 지연 건은 국회 공전에 따른 국정공백과 거대야당 책임론까지 연계하려는 모양새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미 내정된 김주현 금융위원장 등이 본격 업무에 들어가야 하고 공정거래위원장 등도 임명해야 하는 등 새 정부의 인사 현안이 아직도 산적해 있다"며 "그러나 원 구성을 볼모로 하는 야당의 입법 독주로 인해 새 정부 초기 국정동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민생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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