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이전 기술개발 단계
12km 아진공 튜브·시험센터 설치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초고속 이동수단으로 꼽히는 하이퍼튜브(한국형 하이퍼루프) 기술개발을 위한 테스트베드 부지를 선정하고 본격 연구에 착수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공모를 통해 하이퍼튜브 핵심 기술개발 연구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인 12km의 아진공 튜브와 시험센터가 설치된다고 16일 밝혔다.
하이퍼튜브 개념도 [사진=국토교통부] |
하이퍼튜브는 공기저항이 없는 아진공(0.001~0.01기압) 튜브 내에서 자기력으로 차량을 추진·부상시켜 시속 1000km 이상 주행하는 교통 시스템이다. 항공기 속도로 열차의 도심 접근성을 충족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선정되는 부지에는 하이퍼튜브 핵심 기술개발을 위해 필요한 12km의 아진공 튜브와 시험센터가 설치된다. 아음속에 해당하는 시속 1200km를 구현하려면 30km의 부지가 필요한데, 이런 입지를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기술적 난이도가 유사한 시속 800km로 목표 속도를 조정했다.
하이퍼튜브는 광역거점 간 이동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국과 일본이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관련 경연대회·시험운행 등이 추진됐고 버진하이퍼루프가 실제 주행시험을 실시했다. 일본은 차량 추진을 위해 이용되는 자기부상 방식으로 세계 최고 속도를 달성해 상용화 노선을 건설하고 있다. 다만 이는 공기와 마찰이 있는 상태로 하이퍼튜브와는 거리가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2020년 축소모형시험(17분의 1)을 통해 시속 1019km 주행에 성공해 현실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지난해 직경 4m, 연장 10m의 초고밀도 콘크리트 아진공 튜브를 건설해 0.001~0.01기압을 30분 이상 유지하는 등 기초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하이퍼튜브 기술은 아직 성공 전단계로 핵심 기술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가 시장을 선점하는 관건"이라며 "체계적인 연구개발 필요성을 인식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협조해 관련 기획연구를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획연구를 통해 테스트베드에서 아진공 환경을 구현하고 핵심기술을 개발·검증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테스트베드를 선정한 뒤 올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추진해 2024년에는 연구개발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부지선정 과정에서 공정성,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부지 적합성을 조사하는 부지조사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강희업 국토부 철도국장은 "하이퍼튜브는 동북아 주요 도시를 출퇴근 권역으로 묶을 수 있는 혁신적 교통수단이지만 핵심기술 개발과 후속 실용화 연구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한 도전적 과제"라며 "테스트베드는 이러한 연구개발의 첫 발을 내딛는 단계인 만큼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좋은 입지가 제안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