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마라톤회담 제안, 야당이 사실상 거부"
박홍근 "국정 책임 여당, 양보안만 제시하라"
[서울=뉴스핌] 김은지 윤채영 기자 = 여야가 후반기 원 구성과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신경전을 이어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더불어민주당의 법사위원장 자리 요구에 대해 "가렴주구(苛斂誅求)"라 일갈하고 박홍근 원내대표는 "진정성 있는 해결 의지가 안 보인다"고 맞받으며 갈등을 지속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6.21 kilroy023@newspim.com |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현안점검회의에서 "국회 원구성 협상이 여전히 교착상태"라며 "전날 민주당에 마라톤회담을 공식 제안했으나 민주당이 사실상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장단을 먼저 선출하든 양보안을 제시하든 양자택일을 하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다는) 기존 여야 합의를 파기하지 않으면 협상에 응하지 않겠단 겁박"이라면서 "국민의힘이 다수당이길 하나, 국회의장 자리를 가져왔나. 대체 국민의힘이 무엇을 양보해야 하는가"라고 토로했다.
그는 "반면 민주당은 다 가졌다"며 "단독 본회의 소집과 법안 처리가 가능하고 필리버스터와 같은 소수당 견제 장치도 회기 쪼개기, 위장 탈당으로 무력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아울러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여야 합의로 국회가 정상화된 건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양보해서였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서도 "국회의 여당, 절대 다수당은 민주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모든 걸 다 가졌으니 그런 민주당이 양보를 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국회 소수당에 불과한 당보고 (법사위원장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그것은 가렴주구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서울맹학교 용산캠퍼스에서 민생우선실천단 장애권리보장팀이 주최한 발달-중증 장애인 권익 보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 박 원내대표, 최혜영 의원, 박찬대 의원. 2022.06.20 photo@newspim.com |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후반기 원 구성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늦게나마 마라톤협상을 제안해 일말의 기대를 했는데 속내는 제자리 뛰기를 고집했다"고 반발했다.
박 원내대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여야 수석부대표들이 원 구성을 둘러싼 네번째 협상을 가졌건만, 국민의힘은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후퇴한 주장까지 펼쳤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정상화를 통한 위기 극복과 민생 해결을 위해서라면 마라톤이든 전력질주든 다 좋으니 국민의힘이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양보안만 제시하라 했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으로서 진정성 있는 해결 의지가 아닌 알리바이성 협상 모양새를 갖추려는 국민의힘의 무책임함에 실망스럽고 의아하다"면서 "수차례 강조했듯 국회 정상화를 위해선 여야가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후반기 원 구성을 약속한 전직 원내대표 간 합의도 법사위의 권한 남용을 바로잡는다는 전제가 지켜질 때 약속으로서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여야가 합의했던 중대 약속들을 과연 여당인 국민의힘이 먼저, 그리고 제대로 지킬지 말지에 전적으로 (협상의 진전이) 달려있다"는 공세를 이어갔다.
한편 전날에도 여야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 원 구성 문제를 논의했지만 협상에 진전은 없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을 위한 만남을 가졌으나 양당의 입장 차만을 확인한 채 협상을 종료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주는 대신 ▲법사위 체계ㆍ자구 심사권 축소 ▲국민의힘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참여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처럼 원구성 협상을 위한 여러 가지 조건을 걸며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입장이다.
kime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