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시간외 반짝 급등
정규장에서는 '재료소멸'로 차익 실현 매물 출회
한화에어로·KAI 등 순매수한 개미들 손실 불가피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로 전환했다. 누리호의 2차 발사는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단기적인 상승 재료 소멸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누리호 관련주를 순매수한 개미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투자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7분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3% 빠진 4만9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한화에어스페이스로 주가는 장 초반 4만9000원까지 밀리며 최근 3개월 새 최저가를 기록했다.
한국항공우주(KAI)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3.73% 빠진 5만1600원에 시세를 형성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다. 당초 15일로 예정된 누리호 2차 발사 일정이 임박했던 13일에 52주 신고가(6만원)를 기록하더니 1주일 새 15% 가까이 빠졌다.
이밖에도 제노코(-8.08%)와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7.05%), 쎄트렉아이(-6.17%), LIG넥스원(-2.81%) 등 주요 우주항공주가 모두 급락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모멘텀이 사라지자 투심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의 경우 이달 들어 주가가 급등하며 누리호 발사 성공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바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선 모양새다.
[고흥=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실제 기능이 없는 모사체(더미) 위성만 실렸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누리호가 상공에서 우주로 향하는 비행의 궤적을 고속 연사로 촬영된 250장으로 엮어봤다. 2022.06.21 photo@newspim.com |
누리호는 설계부터 시험, 조립, 발사 등 전과정을 국내 기술로 만든 첫 한국형 발사체다. 누리호 개발을 위해 약 300개의 국내 민간 기업이 참여했다. 총 사업비가 2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주도해왔다.
민간기업 중에서는 한화와 한국항공우주가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의 심장인 75톤급 액체 로켓 엔진을 제작했다. 누리호를 구성하는 3단 로켓 가운데 1단과 2단에 75톤 엔진 5기, 3단에 7톤 엔진 1기를 올렸다. 특히 1단에 75톤급 액체 엔진 4기를 묶어 300톤의 추력을 내는 클러스트링 기술도 독자적으로 완성했다. 75톤급 액체 엔진 기술은 '세계 7번째'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고난도로 꼽힌다.
그룹사 차원에서 우주항공 분야에 힘을 싣고 있는 한화도 이번 누리호 개발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 한화는 페어링부터 임무제어, 파이로락, 파이로시동기 등을 제작 납품했다.
한국항공우주는 누리호 체계총조립과 1단 추진제탱크(산화제탱크, 연료탱크) 제작 등을 맡았다. 지난해 6월부터 20여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하는 등 현장에 가장 많은 상주인력을 두고 누리호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날 누리호의 2차 발사 성공으로 우주항공주 상승에 개인투자들이 관련주를 대거 사들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개인투자자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 주식을 각각 108억1745만원, 36억4397만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코스피 기업 가운데 각각 6번째, 13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이날 누리호 발사 성공이 확정된 5시 이후에는 관련주가 시간외거래에서 상승 마감하기도 했다.
증권가는 이번 누리호 발사가 장기적으로 국내 우주산업 성장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영국의 버진갤럭틱처럼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로 전환이 기대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 누리호 3차 발사를 포함해 2027년까지 4차례의 추가 발사가 예정돼 있다"며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서는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사업을 주관하게 되며 항우연으로부터 누리호 개발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시켜 진행하기 때문에 민간 발사체 시장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고도 700km 도달 성공에 이르기까지 국내 300여개 기업이 자체 기술력으로 힘을 모았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1.10.22 biggerthanseoul@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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