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반도체 기판 산업, 장기적 우상향 곡선 그릴 것"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국내 주요 IT 부품사인 삼성전기, LG이노텍이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한 종류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시설 구축에 3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 투자 금액은 FC-BGA 생산기지인 부산과 세종사업장, 베트남 생산법인 시설 투자에 쓰일 예정이다.
삼성전기의 반도체 패키지 기판 누적 투자액은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중 패키지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9.9%에 달한다. 일반적으론 MLCC가 삼성전기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며 기업을 이끌었는데, 점차 관련 투자를 확대하며 기판 매출 비중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LG이노텍도 지난 2월 FC-BGA 시설 및 설비를 위해 413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해당 투자액은 FC-BGA 생산라인 구축에 사용할 예정이고, LG이노텍은 이 투자를 시작으로 향후 단계적 투자를 지속해나간다고 밝혔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연결한 뒤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웨이퍼에서 나온 반도체 칩은 반도체의 미세한 회로와 온도 등의 변화 요인으로 인해 직접 메인 기판에 붙이기 어렵다. 따라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 부품 업계에서 주요 사업으로 부상하게 된 건 2~3년 전부터다.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면서 많은 기판 종류 중 가장 고난도 제작 기술이 필요한 FC-BGA 개발에 삼성전기가 먼저 뛰어들었고, 뒤이어 올해 초 LG이노텍 역시 투자에 나섰다.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기판 [자료=삼성전기] |
업계에선 반도체 기판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IT 제품 소비가 늘었고 FC-BGA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가 많이 없었다"면서 "당분간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대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할 것 같다는 게 공론화된 업계 전망이고 (양사도) 그걸 보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FC-BGA 기술을 가진 곳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과 대만 기업 몇 곳에 불과하다.
양사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기판의 호황이 맞물린 결과로 (삼성전기) 기판솔루션의 이익기여도는 지난해 15%에서 올해 30%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라며 "특히 FC-BGA 관련 매출이 2024년까지 연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2분기 LG이노텍의 깜작 실적을 예상하며 "LG이노텍의 반사이익은 카메라, 반도체 기판 등 분야의 점유율 증가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atch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