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1Q 재고자산↑..."수요위축은 재고감산으로"
2Q IT기기 부품사 실적도 주목 "위기의 신호탄될 것"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애플과 삼성전자가 잇따라 스마트폰 감산에 돌입한 가운데, 물가상승 및 경기침체가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모바일, 가전 등 IT기기 제조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IT기기 제조사들의 재고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 IT부품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삼성과 LG 등은 이미 고물가, 고환율 등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회의에 돌입했다.
◆삼성·LG 늘어난 재고자산..."기업은 재고과잉 대비"
23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중화권 업체들이 스마트폰 감산에 돌입해 10~20% 생산량을 줄인 한편 애플 또한 올해 출하량 목표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감산에 돌입한 것이다. 통상 물가 상승으로 경기가 위축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경우, IT기기와 같은 고가의 소비재에 대한 수요부터 줄인다. 모바일, 가전 등 IT기기 제조사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코로나 탓에 실내 활동이 늘며 IT기기 수요가 많았는데, 이젠 물가가 오르다 보니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여야 해 핸드폰이나 PC제품을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쓰는 현상이 있다"면서 "기업 입장에선 재고 과잉으로 손해를 볼 순 없으니 감산을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IT기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올해 1분기 재고자산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재고자산은 47조5904억원으로 작년 1분기 30조6200억원에 비해 55% 늘었다. LG전자는 같은 기간 7조9959억원에서 10조2143억원으로 28% 증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의 재고 개념은 SCM(공급망 관리)으로 수요가 있어야 공급을 해 수요에 따라 공급을 늘렸다 줄였다 한다"면서 "재고를 쌓아뒀다가 파는 개념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SCM이란 공급망 단계를 최적화해 수요자가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제공하는 것이다.
◆IT기기 관련 종목 2Q 실적전망 줄하향...위기대응 장기전
이미 증권업계에선 IT기기 관련 종목들의 2분기 실적컨센서스를 줄이고 있다. TV 등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주로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는 연초까지만 해도 영업이익 325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기준으론 영업손실 134억원을 낼 것으로 점쳐졌다.
LG전자 역시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연초 1조1630억원에서 현재 8877억원으로 24% 감소했고, 삼성전기는 같은 기간 추정치가 4064억원에서 3664억원으로 10%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경기가 안좋다 보니 IT뿐 아니라 소비재 전반에 있어 시장 전망이 좋지 않고, 더 걱정되는 것은 이것이 단기적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2분기 IT기기 부품사들 실적도 주목되고 있는데, 실적이 꺾이기 시작하면 그것이 위기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표 IT기기 제조사인 삼성과 LG등은 이미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23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트윈타워에서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했다.
LG는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부터 하반기에 사업 보고회를 실시하고, 상반기에는 계열사별 수시 전략회의를 진행해왔다. 그럼에도 LG가 상반기 회의를 재개한 것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위기 상황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21일부터 2022년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에 돌입한 상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물가상승, 금리인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고, 기업 입장에선 경영효율화, 비용절감 등의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략회의 등도 위기 대응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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