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형사처벌 회피 위한 증거인멸교사 명백"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에게 검찰이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조승우 방윤섭 김현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차관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객관적 진실을 추구할 변호사임에도 본인의 허물을 벗기 위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르러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술에 취해 운전 중인 택시 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7.06 pangbin@newspim.com |
검찰은 "피고인은 당시 유력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초대 처장 후보로 택시기사에 대해 과도하게 초과한 금액으로 합의하고 동영상 삭제를 요구했다"며 "택시기사가 이를 거절했음에도 '내려서 깨우는 과정에서 폭행했다'는 취지의 허위 진술을 요청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이같은 요청 취지와 상황을 고려하면 영상 삭제 및 허위 진술 요청은 형사처벌을 회피하고자 하는 일련의 행위로 증거인멸의 범의가 명백히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검찰은 이 전 차관의 폭행 영상을 확인하고도 내사 종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 서울 서초경찰서 소속 경사 A씨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관으로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며 징역 1년6월을 구형했다.
이 전 차관 측 변호인은 "부끄럽지만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목적지에 도착해 운전이 종료됐고 교통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적은 상태라는 점, 피해자 멱살을 10여초 잡은 것에 불과한 경미한 정도라는 점, 피해자가 합의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영상 유포를 우려해 삭제를 요청했지만 택시기사가 거절하자 더 거론하지 않았다. 이후 택시기사의 판단으로 피고인에게 보낸 카카오톡 대화방 영상만 삭제해 인과관계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 전 차관은 최후진술을 통해 "부끄럽고 송구하다.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특히 A씨에 대해 "경위야 어찌됐든 제 불찰로 시작돼 많은 고통을 받고 있어 미안하다"며 "잘 살펴봐달라"고 말했다.
A씨도 "어떤 부정한 청탁이나 외압을 받은 적이 없고 개인적으로 불순한 의도가 있거나 사적인 이유로 사건을 처리하지 않았다"며 눈물로 선처를 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차관은 차관 취임 전인 2020년 11월 6일 밤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집 앞에 도착해 자신을 깨우는 택시기사에게 욕설을 하며 멱살을 잡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사건 발생 이틀 뒤 택시기사와 합의한 후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A씨는 당시 택시기사로부터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인하고도 증거 확보 조치를 하지 않고 이 사건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아닌 피해자가 처벌불원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일반 형법상 폭행죄를 적용해 내사 종결한 혐의로 이 전 차관과 함께 기소됐다.
이 전 차관과 A씨의 1심 선고기일은 오는 8월 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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