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진흥원, '백성을 치유한 선비 의사, 유의(儒醫)' 전시
영주 소수박물관서 12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영주=뉴스핌] 남효선 기자 = 감염병 시대이다. 코로나19에 이어 원숭이두창이 확산되면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조선시대 지식인들은 전염병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한국국학진흥원이 영주 소수박물관에서 '백성을 치유한 선비의사, 유의(儒醫)' 전(展)을 연다. 전시 기간은 12일부터 다음달 말까지이다.
인류사에서 질병은 전쟁과 더불어 사람들의 삶을 부정적으로 바꾸는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때문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질병에 관한 관심은 지대했다. 전문적으로 의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질병을 치료하려는 방안을 여러모로 모색해 왔다.
한국국학진흥원이 12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경북 영주 소수박물관에서 '백성을 치유한 선비의사, 유의儒醫' 전(展)을 연다.[사진=국학진흥원]2022.07.12 nulcheon@newspim.com |
◇ 유의(儒醫)의 탄생
조선의 유학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알고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을 중요한 임무로 삼았다.
사람들의 아픔은 여러 종류가 있고 그중 가장 밖으로 드러난 것이 질병이었다.
조선의 유학자들은 세상을 고치는 것과 사람의 질병을 고치는 것이 다른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선비의사, 유의(儒醫)'가 나타나는 배경이다.
유의는 의술로 영리활동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하기 위해 의서를 편찬하고 의술을 익혔다.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의술을 베푸는 방안을 고민했다.
경북 성주의 선산이씨 한주종택이 기탁한 '동의보감'[사진=국학진흥원]2022.07.12 nulcheon@newspim.com |
◇ 조선시대 의학의 발달과 선비들
조선조 당시 국가가 주관하는 의서의 편찬에는 반드시 의술에 밝은 유학자들이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유학자들이 의학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조선의 의학은 매운 큰 성장세를 보였다.
'향약집성방' 등은 유학자들이 편찬에 참여한 대표적인 의학서이다.
유학자들은 스스로 의학서 집필에 나서기도 하였다.
유학자들은 세상의 질병을 고칠 의무가 있다고 깊게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의학서를 편찬해 다른 사람들도 이 책을 보고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기를 바랐다.
유학자들은 의술의 혜택을 받기 힘들었던 지방에 의원을 세워 백성을 치료하는 데도 앞장섰다.
이러한 활동들은 선비들이 세상을 보는 방법이기도 했다. 이들은 세상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알고, 질병을 다스릴 때는 환자의 마음을 살펴 위로하면서 함께 극복코자 했다.
'유의'의 이같은 정신은 코로나19로 아픔과 시련을 겪고 있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의'들은 전염병의 경우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동체 전체의 문제로 보고 함께 해결하고자 했다.
류성룡 선생이 지은 '침경요결(풍산류씨 하회 충효당 기탁자료)'[사진=국학진흥원]2022.07.12 nulcheon@newspim.com |
◇ 전통 의학 관련 소장자료 총망라
이번 전시는 전통 의학 관련 소장자료를 전시와 도록을 통해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역병이 돌던 당시의 상황을 기록해 둔 일기와 국가 차원에서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해 편찬한 의학서, 류성룡이 저술한 '침경요결', 안동지방의 유의였던 임정한이 쓴 '존양요결' 등이 그것이다.
조선에서 가장 오래된 공립지방 의원인 영주의 제민루(濟民樓) 관련 유물인 '의원잡물질(영주소수박물관 소장)'[사진=국학진흥원] 2022.07.12 nulcheon@newspim.com |
선비의사로서 상당한 명성을 얻었던 이석간(李碩幹)이 편한 '사의경험방(四醫經驗方, 영주소수박물관 소장)[사진=국학진흥원]2022.07.12 nulcheon@newspim.com |
또 조선에서 가장 오래된 공립지방 의원인 영주의 제민루(濟民樓)와 당시 선비의사로서 상당한 명성을 얻었던 이석간(李碩幹,생몰 미상)의 '사의경험방(四醫經驗方)' 등의 서적과 유물을 전시한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조선조 선비의사들이 세상과 질병에 보였던 태도를 되돌아보고, 모두가 같이 난국을 극복해 나가는 방법을 모색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