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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오색찬란' 서울퀴어문화축제...찬반 갈등 여전

기사입력 : 2022년07월16일 21:40

최종수정 : 2022년07월16일 21:41

3년 만에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 인산인해
80여개 부스에서 이벤트와 굿즈 제공
퀴어 아닌 일반인도 축제 즐겨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3년 만에 돌아온 우리의 축제입니다. 밖에서 우리를 부정하는 목소리를 덮을 수 있도록 다함께 더 크게 소리칩시다."

갈증이 상당했었나보다. 16일 서울광장에서 3년 만에 개최된 '서울퀴어문화축제'는 방방곡곡에서 온 성소수자들과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 자원활동가는 "저번 축제 땐 이정도로 많진 않았던 것 같은데"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무지개 띠 이벤트 2022.07.16 mrnobody@newspim.com

◆ 오색찬란한 광장, 퀴어·남녀노소 모두 축제 즐겨

광장은 오색찬란했다. 녹색 잔디 위, 물결치는 무지개 깃발 아래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다양한 색·다채로운 디자인의 옷을 입고 3년 만에 돌아온 축제를 즐겼다. 모든 기준과 관습, 구분은 사라지고 참가자들은 '인간'이라는 한 가지 가치만을 공유하며 한데 어우러졌다.

오색 태극기를 등에 둘러멘 A씨는 "사람들이 성소수자를 인정하든 안하든 성소수자는 존재한다"며 "이들을 모른척 무시하고 억지로 가둬두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다정하게 손을 꼭 잡고 포토존에 대기 중이던 게이커플 A씨와 B씨는 "축제가 열릴 때마다 매번 참여하고 있다"며 "우리도 똑같은 사람이고 남녀가 사랑하듯이 내 남자친구를 사랑한다. 이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오길 바라 이렇게 매번 참여한다"고 축제 참여 이유를 밝혔다.

광장 가장자리엔 파란색 임시 천막으로 만들어진 부스 80여동이 설치돼 있었다. 각 천막에는 각국 대사관, 기업, 인권 단체들이 성소수자의 존재를 알리고 이들을 지지하기 위해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고 굿즈를 나눠줬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이케아 부스 돌림판 이벤트 2022.07.16 mrnobody@newspim.com

특히 글로벌 기업 이케아 부스에는 사람들의 줄이 끊이지 않았는데 바로 돌림판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플라스틱 가방, 5000원 상당의 이케아 외식할인권 등 상품이 꽤 쏠쏠했다.

외식상품권과 가방을 각각 손에 넣은 남녀 커플은 "이번에 남자친구의 권유로 처음 퀴어 축제에 왔다"면서 "평소에도 관심은 있었는데 낯설어서 망설였다. 그런데 와보니까 볼거리도 많고 너무 즐거워서 진작 올걸 그랬다는 생각이든다"라고 말했다.

축제에는 의외의 참가자들도 있었다. 자신을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라고 밝힌 자몽 스님이다. 그는 연신 오색 북을 두들기며 축제의 흥을 돋구었다. 스님은 "부처님은 평등과 자비를 추구하신 분이고 성소수자를 품는 것이 결국 부처님의 뜻과 같다"라고 밝혔다.

◆ 차단벽 서울광장 콜로세움 같아, 반대진영과 갈등 여전

한편 축제 참가자와 반대진영 간 만일의 충돌에 대비해 원형의 광장에 설치된 경찰의 차단벽은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을 떠오르게 했다. 실제로도 축제 시작부터 끝까지 차단벽을 사이에 두고 광장 안의 축제 참가자들과 광장 밖의 퀴어 반대 진영 간 '데시벨 검투'가 벌어졌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퀴어 퍼레이드 2022.07.16 mrnobody@newspim.com

광장 안 무대 위에서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라 외치면 이에 질세라 광장 밖 크레인에 걸린 대형 스피커에선 "물러가라 동성애!"라는 소리가 돌아왔다. 조화롭지 않은 두 소리가 서울시청 일대를 가득 채울 때면 사람들은 두 손으로 귀를 막곤 했다.

퀴어 축제 참가를 위해 청주에서 올라왔다는 B씨는 "우리가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라면서도 "그래도 이번은 지난번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한 오후 4시께부터는 시청 일대로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여장을 하고 트럭 위 무대에 오른 댄서들은 퍼붓는 비는 아랑곳 않고 도루 주변 사람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어댔다. 그리고 이 뒤를 따르던 참가자들 역시 흠뻑 젖었지만 왁자지껄 즐거워 보였다.

하지만 이렇게 즐거운 모습과는 상반되게 축제 참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동원된 경찰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쏟아지는 빗속 우산도 쓰지 못한 채 형광색 우의를 걸치고 묵묵히 참가자들을 경호하는 이들의 모습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왠지 모를 안타까움을 불러왔다.

Mrnobod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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