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개정안 통해 '재위탁' 재정립, 기준점수 강화
무분별한 독점 사태 방지, 단계적 사업 축소 기조
민선8기 정책 방향 전환, 부적격 사업자 퇴출 속도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시가 민간위탁 사업 재정비에 속도를 낸다. 평가기준을 높여 자격미달 사업자 '퇴출'에 나선 데 이어 재계약 여부도 엄중하게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예산절감 효과도 커 민선8기 민간위탁 사업의 축소가 단계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민간위탁 사업의 '재위탁' 정의를 명료화하고 관련 절차를 간소화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일부개정조례안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이 개정조례안은 지난 13일 입법예고를 끝내고 시의회 상정을 준비중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7.11 hwang@newspim.com |
시는 지난 4월에도 민간위탁사업 평가위원회 심의를 강화하는 등 민간위탁 관리강화를 위한 꾸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세훈 시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바로세우기' 프로젝트에 맞춰 부적격 사업자를 퇴출하기 위함이다.
민간위탁 사업은 통상적으로 다년계약으로 묶여있어 신속한 재정비는 어렵다. 올해 사업규모 역시 400개가 넘어 개별사업에 대한 심층 감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기존 사업자에 대한 평가기준을 높여 자연스러운 '물갈이'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민간위탁 재계약 기준점을 60점에서 75점으로 높여 반영중이다. 2015년 이후 평가에서 75점에 미치지 못하는 사업 비중은 21.9%. 이를 감안할 때 기준점 상향에 따라 하위 20% 사업자가 자연스럽게 제외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재계약 횟수를 1회만 허용하고 3번째 계약부터는 공개입찰로 전환하도록 유도중이다. 이는 아무리 기준점을 통과하더라도 일부 사업자가 과도하고 특정 사업을 독점하는 상황을 막기 위함이다. 단 전문단체가 소수에 불과한 일부 사업에는 예외를 두기로 했다.
민간위탁 사업의 '비대화'는 시의 고민이다. 업무 전문성 강화를 위해 외부사업자 유입을 적극 권장했던 전임시장의 정책으로 인해 2013년 354개에서 올해 419개로 18% 이상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만든 단체가 사업을 독점하고 예산 횡령까지 발생하는 등의 문제도 확인됐다. 지난해 보궐선거로 당선된 오 시장이 전임시장 지우기라는 강한 반발 속에서도 민간위탁 사업 재정비를 서두른 이유다.
민간위탁 사업은 담당 부서의 요청이 있으면 위원회 심의를 통해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10여년동안 위탁 확대 기조가 이어진만큼 당장 본청 사업으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인력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서울시공무원노조도 내부 업무의 과도한 외부유출을 지적하며 오 시장의 민간위탁 재정비 방침에 공감하고 있어 민선8기 동안 상당수 사업들이 본청 및 자치구 소관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한편 시가 추진중인 민간위탁 평가위원회 구성에서 시만단체 추천인을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시민참여권을 제한하는 지적이 적지 않아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위탁 사업은 1차 내부평가와 2차 외부평가를 통과하면 재계약이 가능하다. 다만 기존 사업자가 기준점을 통과해서 재계약은 한번만 진행하고 이후에는 공개입찰을 통해 독점 논란을 해소하려 노력중"이라며 "전반적인 평가 기준을 높여 공정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