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해소·금리 인상 속도 조절 발언 영향
과거 3차례 금리 역전 시 자본 순유입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가 역전된 가운데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 후반대로 떨어졌다. 정부는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금융·외환시장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1313.3)원보다 17.2원 내린 1296.1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7일 이후 15거래일 만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언급에 상대적으로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였던 영향을 받았다. 주요 6개 국가 통화와 달러 가치를 비교한 달러 지수는 106.15로 전날 대비 0.28% 떨어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최근 물가상승률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100bp(1.00%포인트)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이번 FOMC 결정은 상대적으로 덜 오르며 불확실성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은 연구원은 "미 연준의 FOMC 회의가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과로 발표되고 다음 회의에서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 전망, 달러화의 약세 및 위험선도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415.53)보다 19.74포인트(0.82%) 오른 2435.2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95.70)보다 2.62포인트(0.33%) 상승한 798.32에 거래를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13.3원)보다 17.2원 내린 1296.1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2.07.28 hwang@newspim.com |
미국 연준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26~27일 열린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금리는 2.25~2.5%로 조정됐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2.5%로 한·미 금리가 역전된 것이다.
한·미 금리 역전에 국내에 투자된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본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는 해외로의 자금 유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해외로의 자금유출은 한·미 금리 차이보다는 당시 한국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3차례 금리 역전 시 자본 유출보다는 자본 유입이 있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금융·경제 이슈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때는 1999년 6월~2001년 3월(1기), 2005년 8월~2007년 9월(2기), 2018년 3월~2020년 2월(3기)로 구분된다. 금리 역전 지속 기간은 2년 안팎이고 평균 역전 폭은 0.6~0.9%포인트 수준이었다.
한은은 "1기는 국내 외환위기 회복 기대로 주식자금 중심으로, 2기와 3기는 각각 글로벌 자금의 신흥국 투자 확대, 공공자금 유입 지속으로 채권자금 중심으로 순유입됐다"며 "우리나라 자본 유출은 한국과 미국 금리 역전이 아니라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국내로 전이되면서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졌으나 낙관하기는 이르다. 1200원 후반대인 환율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오를 때 물가상승률은 0.06%포인트 높아진다.
이에 전문가는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측하고 있다.
한편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자본 유출입과 환율 등의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단계별 비상계획을 재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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