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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종의 통일오디세이] 北 7·27 행사로 본 김정은 권력…'左정천, 右병철' 체제로 위기돌파 모색

기사입력 : 2022년07월30일 06:12

최종수정 : 2022년12월20일 14:41

김정은, 29분 연설서 "나라 사정도 어려운데..."
부인 리설주 퍼스트레이디 역할 부각에 눈길
전쟁노병 모은 행사인데도 김정은 경호에 촉각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은 7·27 휴전협정 체결일을 '전승절'로 기념한다. 김일성이 미 제국주의의 침략전쟁인 6.25를 승리로 이끌어 자주권을 수호해 냈다는 주장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이래 7·27 '전승'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데 공을 들였다. 애연가인 그가 집권 초기 가장 즐겨 피운 담배가 북한산 '7·27' 브랜드였을 정도다.(현재는 '건설' 담배를 애용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녑탑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69주년 행사에 참석한 김정은 리설주 부부. 오른쪽은 북한군 원로인 박재경 전 부총정치국장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2022.07.29 yjlee@newspim.com

김정은 위원장은 7.27을 계기로 참전 노병들을 평양에 불러 모아 전국노병대회를 개최하고 이들에 대한 예우와, 청년세대들의 분발을 촉구해 왔다. 27세에 집권 한 그는 부족한 자신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보충하기 위해 할아버지이자 선대 수령인 김일성 국가 주석을 본뜨려는 성향을 보였다.

김정은은 김일성 집권 말기인 1993년 처음 개최된 이 행사를 사실상 자신의 집권 첫해인 2012년에 열었고, 2020년과 지난해에는 연속으로 참석해 직접 연설을 했다. 이번의 경우에는 26일 전승절 행사에는 불참했지만, 이튿날 저녁 평양 시내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녑탑 앞 광장에 전쟁노병 등을 불러 모아 전승절 기념행사를 가졌다.

휴전협정 체결 69주를 맞아 열린 행사는 식전 에어쇼에 이어 김정은 기념 연설과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28일 이 장면을 2시간 24분 분량의 영상으로 편집해 방영했다. 여기에는 김정은·리설주 부부는 물론 박정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한 권력 핵심부의 간부,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등장하고 현송월 당 부부장을 비롯한 측근 인물도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9주 행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참전노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 차량은 국무위원장 엠블럼이 새겨진 김정은의 메르세데스 S600 풀만 가드 차량.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휠체어 타고나온 최영림에 각별한 예우

행사는 해질녘에 시작됐다. 그날 일몰시간이 오후 7시40분께인 점을 고려하면 8시부터 10시 반쯤까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평양 하늘을 북한 공군의 미그기가 선회비행을 하며 불꽃형태의 플레어를 내뿜는 장면이 연출됐고, 공중 강습 시범단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등 참석자에게 식전행사 차원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잠시 후 김정은 위원장이 전용차량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타고 나타나 부인 리설주와 함께 내렸다. 김정은을 상징하는 북한 국무위원회 금빛 엠블럼이 뒤편 차문에 박힌 이 차량은 5톤이 넘는 무게에 차량 길이가 6500mm다. 차체 및 창문 유리는 독일 최고 수준인 VR9 등급의 방탄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엔 대북 제재위가 유입 경로를 조사할 정도로 관심을 갖는 대상이다.

차에서 내린 김정은이 가장 먼저 눈맞춤을 하고 손을 잡은 사람은 최영림 전 내각 총리다. 올해 92세인 그는 휠체어에 앉아 기다리다 김정은이 다가오자 일어나 인사를 했다. 군복 차림에 훈장을 주렁주렁 단 최영림은 6.25전쟁 참전 인민군 자격으로 하루 전 노병대회에도 참석했고, 이날 기념식에는 김정은·리설주 부부와 헤드테이블에 자리했다. 

최영림은 수양딸인 최선희 외무상의 부축을 받으며 김정은과 함께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이날 행사 내내 최선희는 휠체어를 밀며 보호자 역할을 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회담 결렬 등으로 책임론이 불거졌지만 최선희가 승승장구 하고 있는 건 탁월한 능력에 양아버지인 최영림의 후광까지 작용한 때문이란 관측이 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전승절' 69주년 행사에서 김정은 리설주 부부가 박수를 치고 있다. 최선희(붉은원) 외무상이 양아버지인 최영림 전 총리의 휠체어를 밀고 있다. [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리설주 애국가에 눈물...퍼스트레이디 역할 부각

행사에서 눈길을 끈 건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다. 남편과 같은 계통인 하얀색 원피스 차림을 한 리설주는 김정은과 함께하며 항상 한 발짝 정도 뒤에서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가벼운 미소를 보이며 최영림을 비롯한 참전노병 출신 퇴역 간부들과 손을 잡거나 대화를 나누며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역할을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노병들과 건배를 할 때도 두 손으로 잔을 받쳐 들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등 깍듯한 예우를 하는 모습도 북한TV에 비쳐졌다.

특히 행사 시작 후 북한 애국가가 연주될 때에는 김정은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는데, 비장한 분위기 때문인지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이 드러났다. 북한TV는 이 모습 외에도 김정은의 연설이나 행사 도중에 리설주의 얼굴에 초점을 맞춘 영상을 내보냈다. 리설주의 '애국' 이미지와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지위를 부각시키는 듯한 편집이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9주년 행사에서 애국가를 따라 부르던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흥분된 어조로 29분 연설한 김정은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김정은 위원장의 기념연설 순서였다. 김정은은 "존경하는 조국해방전쟁 참전자 동지들!"이라며 운을 뗀 후 전쟁 노병의 헌신과 희생을 기리는 내용의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미국은 오늘도 우리 공화국에 대한 위험한 적대행위를 그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 뒤 "미국과의 그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대처할 철저한 준비가 돼있다"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정부에 대해 노골적인 비난을 하며 "핵보유국의 턱밑에서 살아야 하는 숙명적 불안감" 운운하며 대남 핵 공격을 암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 언론에는 김정은의 대미·대남 비난에 초점을 맞춘 내용들이 주로 보도됐지만 전체 연설의 행간을 짚어보면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에 대한 공포감에 가까운 인식도 드러난다. 미국에 대해 '건드리지 말라'는 논조의 주장을 펼치거나, 한국에 대해 "우리와 상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대목이 그렇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전례 없이 상기된 모습을 보였다. 더운 날씨에 외부행사를 하는 때문인지 다소 지친 모습이었지만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 특히 연설 중반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대목에서 격정에 넘치는 분위기였다.

그는 "(남조선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부수다'는 의미의 북한식 표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이라고 발언하다 갑자기 "천만에!"라며 힘을 주어 단호한 어조를 보였고, 이 대목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연설문에 느낌표까지 포함해 그대로 담겼다. 

북한은 김정은의 연설 뒤 이어진 식후 예술행사에서 무대 위 대형스크린에 김일성 주석의 영상을 띄우고 6.25전쟁 개전 초기 '북침'을 주장하는 김일성의 연설과 휴전협정 체결을 알리는 모습을 육성으로 내보냈다. 할아버지와 후계권력인 손자의 연설을 교차시켜 김일성의 이미지와 카리스마를 차용하려는 고도의 상징조작이란 관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전승절' 69주년 행사장에 등장한 김일성의 영상.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에 이어 김일성의 '6.25 북침' 주장이 담긴 육성연설을 내보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2인자' 김여정은 오빠부부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봐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도 눈길을 끌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김여정 당 부부장은 오빠인 김정은과 동갑나기 올케인 리설주가 자리한 헤드테이블 바로 뒷자리에서 행사를 지켜봤다.

과거 행사처럼 김정은이 받은 꽃다발을 챙기거나 의전을 살피는 등의 움직임은 없었다. 김정은이 노병들과 인사하거나 연설할 때 박수를 치며 웃음을 띤 얼굴로 바라보는 장면이 드러났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9주 행사에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김정은의 의전은 가수 출신인 현송월 당 부부장이 여전히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핸드백을 어깨에 걸친 현송월은 행사 내내 핸드폰을 손에 쥐고 움직이며 김정은·리설주 부부의 동선을 따랐다.

다만 전쟁노병 출신의 인사들이 김정은 위원장과 인사하려 서로 경쟁적으로 몰리는 상황이라 밀착수행에는 어려움을 겪는 듯 했고 몇 걸음 떨어져 김정은 쪽을 계속 주시하는 모습이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헤드테이블 주변에 위치한 여성이 새롭게 의전이나 수행을 맡은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영상에서 확인해보면 참전노병 출신 원로급 인사들을 챙기기 위해 대기하는 인물로 확인된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9주년 행사장에서 현송월(붉은원) 노동당 부부장이 핸드폰을 든 채 김정은 위원장 의전을 챙기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싱가포르 경호 총책 김철규가 김정은 부부 밀착 수행

고령의 전쟁노병과 당과 군부의 핵심인사들이 참석한 행사인데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경호가 삼엄하게 펼쳐진 점을 눈길을 끌었다. 행사 현장의 김정은 신변경호는 국무위원회 경위국장인 김철규가 맡았다. 북한군 상장 계급인 김철규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경호 총책으로 관심을 끌었다.

이번 행사에는 2018년 봄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 등장해 화제가 됐던 '키다리' 경호요원 그룹도 동원됐다. 이들은 김정은의 곁을 에워싸듯 포진하고 만나는 인사의 움직임이나 주변 동향을 살폈다. 측근실세로 분류되는 현송월도 이들에 의해 뒤로 밀려난 듯한 장면도 포착됐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야간에 외부에 완전 노출된 행사인데다 항공기 비행이나 축포 및 불꽃놀이가 이어지는 현장이라 북한이 경호 문제에 바짝 신경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를 마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차량에 오르기 위해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경호 책임자인 김철규 국무위 경위국장(붉은원)과 장신의 경호원들이 김정은을 둘러싸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김덕훈 총리에 힘 실리지만 '군부 2인방'에 방점

노동당 내 최고 실세인 조용원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의 지위는 확고해 보인다. 26일 8차 전국노병대회는 조용원이 김정은의 역할을 대신하는 듯한 모양새였다. 사실상 김정은의 메시지라 할 수 있는 당 중앙위원회 축하문을 전달하고 대독한 인물이 조용원이다.

물론 최근 들어 같은 반열인 정치국 상무위원 겸 내각 총리인 김덕훈의 약진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일부 행사의 경우 김덕훈이 조용원이나 최룡해 정치국 상무위원 등을 제치고 가장 먼저 호명되는 경우도 있다. 또 김정은을 대신해 지방의 주요 경제현장을 시찰하는 김덕훈의 모습을 북한 관영매체들이 사진과 함께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총리에게 힘이 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하지만 김정은의 의중은 여전히 "믿을 건 군대 밖에 없다"는 쪽에 실려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 정치국 상무위원 겸 노동당 비서인 박정천과 리병철이 김정은을 양옆에서 보좌하며 권력 내 핵심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9주년 행사의 축하공연.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포병사령관 출신인 박정천과 공군사령관을 지낸 리병철은 군부출신 2인방으로 김정은이 관심을 갖는 핵 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ICBM급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김정은이 리병철과 맞담배를 피거나 등에 업어주는 등의 각별한 신임을 보인 바 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완성이나 극초음속미사일의 개발, 전술핵의 전방배치 등 김정은이 긴요하게 생각하는 일련의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만큼 앞으로 상당 기간 '좌(左)정천, 우(右)병철'의 권력구도가 펼쳐질 공산이 크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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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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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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