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취임 후 첫 고위급 인사 방중
사드 3불, 한반도 안보에 달려있어
[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앞두고 있다. 윤석열 정부 취임 후 고위급 인사의 첫 방중이다.
8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 이뤄지는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양국을 넘어 동북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푸단대 북한·한국연구센터의 팡슈위(方秀玉) 교수는 "박 장관의 방중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여전히 창궐하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충돌이 지속되며 국제질서가 혼란한 가운데 이뤄졌다"며 "아시아 지역이 세계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한중 협력이 관건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한편 군사∙정보∙공급망 측면에서 한국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며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충돌 위험이 커진 가운데 평화 수호는 한중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의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 일본과 소통을 강화하며 한미∙한일 관계의 긴박한 문제 해결을 우선시하던 한국이 외교 장관을 중국에 보낸 것은 대만 문제로 미중 관계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소통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만나지 않고 전화 통화만 한 점을 언급하며 윤 정부가 어떤 실용적이고 유연한 대중 정책을 펼치게 될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중국을 방문하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08.08 yooksa@newspim.com |
이번 회담에서 한국 정부의 기존 외교 정책인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양 연구원은 "공급망 문제 등에서 미국이 노골적인 유인책을 쓰고 있지만 한국은 국익에 따라 중국과 탈동조화를 추진할 순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한국의 대외정책은 윤 정부 집권 초기라 예측이 불확실하다. 단순히 친미나 반중으로 보기 어렵다"며 "윤 정부는 한국 외교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어떤 대국에게도 맹목적으로 기대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미국 MD·한미일 군사동맹 불참) 원칙 준수 여부는 한반도 안보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남북 갈등이 고조되면 사드 문제가 재현될 수 있어 관련국이 모두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동맹에 대해 양 연구원은 "한국은 반도체 산업의 대미 의존도가 높다 보니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과의 동맹은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주권국가로서 외교적 독립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웃 국가인 중국과 오랫동안 호혜상생하는 관계를 구축해온 만큼 한중 관계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힘이며 한국은 미국에게만 기대어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편들지 않는 균형외교가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gu121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