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식품과 주택 가격 상승세도 주춤해진 가운데, 7월 미국인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대폭 꺾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감을 키우는 결과여서 눈길을 끈다.
콘아그라 브랜즈의 '버즈 아이' 가공 식품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미국인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 6.2%, 3년 3.2%...전월비 각 0.6%p, 0.4%p↓
8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매달 집계하는 기대인플레이션 서베이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향후 1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6.2%로 내려가고, 3년이 지나면 3.2%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직전월인 6월의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은 6.8%에서 0.6% 포인트 하락했고, 3년 후 예상 지표는 3.6%에서 0.4% 포인트가 내려갔다.
지난달 기대 인플레이션이 대폭 꺾인 데에는 식품과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진 영향이 컸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미국에서 식료품 가격이 향후 1년 동안 6.7%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1년 식료품 가격이 9.2% 오를 것이라던 6월 전망에 비해 2.5%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CNBC 방송은 지난 2013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식료품 가격 전망치가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에서 식품 가격은 지난 6월까지 1년간 10.4% 급등했다.
지난 1년 무려 60%나 폭등한 휘발유 가격도 향후 1년 1.5%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향후 1년 5.7% 오를 것이라던 6월 조사보다 4.2%포인트나 낮아졌다. 역시 해당 서베이가 시행된 후 두 번째로 큰 월간 낙폭이다.
뉴저지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67센트 하락했다. 1년 전보다는 여전히 87센트가량 높은 수준이지만 사상 처음으로 1갤런당 5달러를 넘어섰던 6월에 비하면 크게 빠졌다. AAA에 따르면 9일 현재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5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향후 주택 가격 상승 전망치도 크게 꺾였다. 향후 1년 주택 가격은 3.5%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6월 4.4% 상승이 예상됐던 데에서 역시 큰 폭으로 내렸다.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의 상승 전망치기도 하다.
향후 5년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2.3%로 6월의 2.8%에서 0.5%포인트 하락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공식적인 전망치는 아니지만, 물가 압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리 지표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7월 CPI 앞두고 나온 결과에...인플레 정점 기대·연말 금리 인상 속도론↑
미국에서 6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9.1% 오르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연준은 물가 안정을 위해 6월에 이어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0.75%P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강경한 긴축 기조를 이어왔다.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 사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한풀 꺾였다는 이날의 결과에 향후 나올 CPI 지표마저 둔화하면 연준이 연말에는 금리 인상 속도를 둔화할 가능성도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입'에 귀를 기울이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미국인들 사이 기대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가계 지출 기대감도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조사에서 미국인들은 향후 1년 예상 지출이 6.9%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5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9%에서 대폭 꺾인 것이자 6월의 8.4%에서도 1.5%포인트 내린 결과다. CNBC는 서베이 역사상 해당 수치가 월간 최대폭 하락했다고 전했다.
미국인들 사이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한 낙관론도 확대됐다. 응답자의 34.3%가 향후 12개월 미 증시의 주요 지수가 지금보다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