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요한 기자 = 에이치엘비(HLB)가 오는 9월 개최하는 유럽암학회(ESMO)에서 전체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HLB 주주들 사이에선 '오에스 일구오(OS195)'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고 있어 이목을 끈다.
이는 전체생존기간(OS) 19.5개월을 의미하는데 HLB의 항암신약 '리보세라닙' (rivoceranib)의 간세포암 글로벌 3상 결과, OS 중앙값이 19.5개월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의 의미로 알려져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HLB는 리보세라닙을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쳤다. 임상 결과 간암 1차 치료제로 대조군인 넥사바(소라페닙) 대비 높은 환자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이 확인돼 1차 유효성지표를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데이터는 오는 9월에 열리는 유럽암학회(ESMO)에서 발표될 예정인데, HLB의 간암 1차 임상 결과는 Late-breaking abstracts(LBA)에 채택돼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LBA는 높은 수준의 임상결과로 향후 구두 발표나 전문가 토론 세션 등의 대상이 된다.
임상 지표를 충족함으로써 신약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주주들이 여전히 'OS195'를 외치고 있는 이유는 뭘까.
간암 1차 치료제 분야는 옵디보, 카보메틱스+티센트릭 등 블록버스터 항암제들이 연이어 임상에 실패하는 등 치료제 개발이 대단히 어려운 암종으로 꼽힌다.
바이엘이 2007년 소라페닙(넥사바)로 첫 시판허가를 받은 후, 10년 간 수많은 제약사들이 도전했지만 번번히 실패한 이유다.
이후 에자이의 렌비마가 비열등성 임상으로 넥사비와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입증함으로써, 두 번째 간암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에자이는 렌비마의 신약승인 후 시가총액이 20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랜비마는 간암 치료제 성공 후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대되고 있다.
넥사바, 랜비마에 이어 세 번째로 승인받은 약물이 2020년, 아바스틴+티센트릭이다.
별도 임상으로 진행된 만큼 아바스틴+티센트릭과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임상 결과를 1:1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두 병용약물 모두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1차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환자 생존기간 등에 대한 결과값이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아바스틴+티센트릭의 3상 결과 OS는 19.2개월로 대조군인 넥사바 13.4개월 대비 월등히 높은 값을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들이 'OS195'를 외치는 것은 리보세라닙 임상결과 OS 중앙값이 로슈의 아바스틴과 티센트릭 병용조합의 OS 중앙값 19.2개월을 넘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만약 주주들의 희망대로 데이터가 나온다면 리보세라닙이 동종 최고의 약물인 Best-in-Class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리보세라닙 병용이 시판허가를 받는다면 복용 편의성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아바스틴과 티센트릭은 모두 주사제 형태인 반면 리보세라닙의 경우 경구용 알약으로 환자가 병원에 내방 없이 집에서 편하게 복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가면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아바스틴 조합의 연간 약가는 32만불에 이른다. 아직 승인 받지 않아 가격이 책정되진 않았지만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약가는 환자의 부담을 현저히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백윤기 HLB 부사장은 "신약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이 아닌 직접 개발전략하에 오랜 시간 많은 어려움과 싸워왔다"며 "이제 다양한 암종에서 효능을 입증한 만큼 선낭암, 간암, 위암등 다수의 항암제 개발에 성공 함으로써, 국내기업도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직접 개발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며, 아울러 주주들의 성원에도 확실하게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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