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선순위 확인 권한으로 한계…"앱에 공개해야"
공시가의 150%→140% 변경도 효과 제한적
'사기피해 집중' 비아파트 가격 공시제도 도입 필요성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서민들의 주거를 책임지는 임대차 거래의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방지대책을 내놨지만 일부 개선책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주택가격 산정체계 개선 수준이 낮아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선순위 권리관계를 공개하는 대신 임차인이 확인하도록 한 것도 기대에 못미치는 데다 근본적으로는 빌라, 연립주택 등 공시가격 자체가 없는 비아파트 가격을 공시하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선순위 권리 앱에 공개해 안전성 강화해야…공시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 완화도 미흡
2일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의 '9.1 전세사기 방지대책'은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임차인 피해를 막기 위한 예방책, 피해자 지원, 관련자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전세사기 피해방지 3대 전략방안'을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임차인 재산 보호와 주거안정 지원을 위한 전세사기 피해 방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2.09.01 yooksa@newspim.com |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전세가 수준,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 임대보증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임차인의 대항력을 보강한 것 등이 핵심이다.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임차인의 권리를 강화하는 등의 방향성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반면 효과 측면에서는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경매 등이 진행되는 경우 우선 변제되는 선순위 권리관계를 앱에 공개해야 거래 투명성을 보다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차인에게 확인 권한을 부여한 이번 대책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는 취지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아예 시스템에 나와 있으면 소비자가 판단하기 쉽고 중복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래 안전성이 높아진다"며 "공인중개사의 설명 의무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지만 중개사가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임차보증금 현황을 앱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세 파악이 어려운 신축빌라의 깡통전세 계약을 막기 위한 보완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현재는 공시가의 150%를 적용해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초과하는 사례가 빈번해 140%를 적용하기로 했다. 서 교수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낮출수록 임차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 안전성이 높아진다"며 "이를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 비아파트 전세가율 공개 한계…가격공시 제도 도입 필요성
근본적으로는 비아파트의 공시가격을 고시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사기의 대부분이 연립, 다세대 등에서 발생하는 만큼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번 대책에서는 실거래 기반으로 전국 시군구, 수도권 읍면동의 전세가율을 공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개별 물건별로는 여전히 확인이 안돼 실제 피해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법률적 구속수준이 어느정도일지에 따라 이번 대책의 효과가 달라지겠지만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비아파트의 가격 공시 장치를 제대로 갖춰 놓으면 관련 사기 자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