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국 중·고등학교 수학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발표
교사 87% "사교육 경감에 도움 안돼"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전국 중·고등학교 수학교사 10명 중 7명 이상은 '새 교육과정이 수학 기초학력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고 수포자를 양산해 사교육 의존도를 높일 것으로 우려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과 수학교사모임연합(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수학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은 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소가윤 기자 = 2022.09.08 sona1@newspim.com |
설문조사는 지난달 17~26일 10일간 전국 중·고등학교 수학교사 335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장 교사 77.1%는 새 교육과정이 '수학 기초학력 개선에 도움이 안된다'고 응답했다.
새 교육과정 학습 내용이 너무 많아 시간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새 교육과정에서는 국가가 정하는 교과 수업을 학기당 17주에서 16주로 축소했다. 수업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답률은 학년별로 중3이 54.1%로 가장 높았고 이어 고1 1학기 53.9%, 중1 50.4%, 고1 2학기 43.6%, 중2 42.2% 순으로 나타났다.
수학교사들은 "과거 교육과정에서 사라진 내용이 다시 추가됐다"며 "2009년 개정 교육과정 고2에서 삭제됐던 행렬이 이번에 고1 공통과정에 추가되면서 고1에서 가르치던 이차함수의 최대최소는 중3으로, 중3에 있던 대푯값은 중1로 연쇄적으로 이동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1은 전환기로서 초등학교보다 수학이 계단식처럼 어려워지고 수포자가 폭증하는 시기인데도 새 교육과정이 이런 문제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포자는 증가하고 사교육 의존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수학교사 87%는 새교육과정이 '사교육 경감에 도움이 안된다'고 답했다.
수학교사들은 "상위권 학생은 더 빠른 선행을 위해, 하위권 학생은 빠르게 진도만 나가는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사교육을 더 많이 받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새 교육과정에는 내용 분량의 기준이 되는 성취기준을 줄였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성취기준을 하나로 합치는 꼼수를 써 학습 부담을 줄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며 "미래를 위한 수학교육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수학을 탐구하는 활동을 통해 개념을 발견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힘을 기르는 수업이 요구된다. 내용을 적정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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