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화약 추진제 무기는 수명 주기 확인해야"
"탄두 폭발하지 않은 것은 추진 기관 문제로 보여"
김승겸 합참의장 "무기 제작상 일부 결함 추정"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우리 군의 핵심 정밀 타격체제인 사거리 1000km '현무-2C'의 4일 밤 낙탄사고는 추진 기관의 문제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화약 추진제가 들어가는 무기체계들은 수명 주기가 있기 때문에 생산 연도를 파악하면 발사 실패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일단 김승겸 합참의장은 6일 현무-2C 지대지미사일 낙탄 사고 원인과 관련해 "초기 평가는 특정장치 결함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미군이 10월 4일 북한의 준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에 대응해 2발씩 4발의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
김 의장은 이날 용산 국방부 합참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합참 국정감사에서 현무-2 낙탄 원인을 묻는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김 의장은 "무기 제작상 일부 결함으로 추정된다"면서 "발사 전 점검 절차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국방과학연구소(ADD) 본부가 생산업체에서 정밀하게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무기체계 전문가는 이번 낙탄사고 원인과 관련해 "미사일 자체 결함으로 보인다"면서 "화약이 추진제로 들어가는 무기체계들은 일정한 시간이 되면 샘플링을 해서 실제 발사를 통해 관리하고 있어 관리상의 문제는 극히 드물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전문가는 "사고가 난 해당 미사일이 생산된지가 오래됐다면 추진제에 문제가 있는지는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을 조합해서 추진 기관을 만들기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소 성능이 떨어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승겸 합참의장이 6일 용산 국방부 합참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6 photo@newspim.com |
또 다른 무기체계 전문가는 "화약 추진 기관이 있는 무기체계들은 일정 수명 주기가 있기 때문에 언제 생산이 됐는지 정확히 알면 원인 파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다만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지는 이번 낙탄사고 조사를 하면서 몇 발을 쏴보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번 낙탄사고는 탄 불량에 의한 발사 실패로 보인다"면서 "탄 자체 설계의 근본적인 결함은 아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탄두가 터지지 않았다는 것은 신관이 작동하지 않고 추진 기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탄두가 터지지 않아 다행이지만 시험평가를 할 때는 화재에 대비해 소방차가 항상 대기한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지난 4일 밤 11시쯤 강원도 강릉 공군 18전투비행단 기지 해안 사격장에서 동해상 목표물을 향해 현무-2C 미사일 1발을 쐈다. 하지만 이 미사일은 사전에 입력한 좌표에 따라 동쪽으로 날아가야 했지만 거꾸로 서쪽으로 비행해 발사지점으로부터 1㎞ 가량 떨어진 군부대 골프장에 떨어졌다. 사고 일대 강릉 주민들은 굉음과 섬광에 밤새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이날 합참 국감을 시작하면서 "적시에 지역 주민과 언론에 설명하지 못해 주민들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다시 한 번 사과했다.
김 의장은 현무-2 발사 실패가 5일 오전에야 언론에 공개된 데 따른 거센 비판과 관련해 "(낙탄사고가) 심야시간이었고 부대 안에서 발생했고 화재·폭발은 없었지만 더 적극 조치했어야 했다"면서 "좀 더 빠른 시간에 소상히 설명하지 못한 점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