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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3대 아트페어 '피악'의 쓸쓸한 퇴장..이제 '바젤vs프리즈' 투톱 시대

기사입력 : 2022년10월11일 07:20

최종수정 : 2022년10월13일 07:08

47년 역사의 '피악', '아트바젤'에 밀려 눈물겨운 퇴출
스위스 바젤, 영국 프리즈 '세계 2대 아트페어' 체제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세계 3대 아트페어의 하나로 꼽히던 프랑스의 '피악'(FIAC:국제현대미술제)이 마침내 쓸쓸하게 퇴장했다. 파리의 10월을 미술열기로 뜨겁게 달궜던 피악이 올해를 기점으로 막을 내림에 따라 이제 글로벌 아트페어는 스위스의 '아트바젤'(Art Basel)과 영국의 '프리즈'(Frieze) 투톱 체제로 재구축됐다. 앞으로는 '세계 3대 아트페어'라는 수식어 대신, '세계 2대 아트페어'라 써야 할 시대가 왔다. 물론 지구상에는 아트페어가 차고 넘친다. 미국 뉴욕을 대표하는 '아모리쇼'(The Armory Show)와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아트 쾰른'(Art Cologne), 스페인의 간판 페어 '아르코'(ARCO) 등이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아트바젤, 프리즈와는 격차가 매우 큰 페어들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 때 지어진 그랑팔레에서 열린 피악(FIAC)의 페어 전경. 현재 그랑팔레는 보수공사 중으로, 2024파리올림픽에 맞춰 재개관한다. 2024년부터는 '아트바젤 파리+'가 10월 페어를 개최한다. [사진=FIAC] 2022.10.10 art29@newspim.com

 

피악은 올해 초 아트페어 분야에서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아트바젤에 강펀치를 얻어맞았다. 1974년 창설된 피악은 아트페어의 개최장소로 30여 년을 함께 했던 '파리의 명물' 그랑팔레(Grand Palais)를 아트바젤 측에 빼앗기는 바람에 올가을 페어를 포기하고 말았다. 지난 1월 피악의 개최사 RX는 아트바젤 주관사인 스위스 MCH그룹과 파리의 유서 깊은 전시관인 그랑팔레의 '10월 사용권'을 놓고 막판 입찰경쟁을 벌였다. MCH는 그랑팔레를 1주일간 빌리는 데 자그마치 1060만유로(당시 환율기준 약140억원)라는 거액과 '7년 계약'을 내세워 그랑팔레(RMN-그랑팔레)로부터 낙점을 받았다.

피악측은 '설마 그랑팔레가 우리 프랑스 예술기업을 제치고, 스위스 기업의 손을 들어주겠어?'라고 철석같이 믿다가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해마다 10월에 그랑팔레에서 열리던 피악의 개최날짜도 바젤이 가져가자 피악은 급하게 다른 장소를 물색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거대한 유리돔을 얹은, 아름답고 접근성마저 뛰어난 그랑팔레에 필적할만한 전시관을 찾지못한 데다, 참여화랑들이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버린 것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1974년 프랑스 화랑들이 중심이 돼 출범해 1978년부터 그랑팔레에서 열린 피악. 그러나 아트바젤이 그랑팔레 사용권을 확보함에 따라 퇴출되고 말았다. 2022.10.10 art29@newspim.com

아트바젤이 프랑스 땅에서 '아트바젤 파리+'를 새로 개최한다는 소식에 (피악에 수십년 또는 수년간 참가하던) 미국과 유럽의 주요 갤러리들은 일제히 피악을 버리고 바젤로 돌아섰다. 매년 10월 피악에 부스를 차리던 가고시안, 하우저앤워스, 페이스, 화이트큐브, 글래드스톤, 마리안 굿맨, 폴라 쿠퍼, 데이비드 즈워너, 타데우스 로팍, 에스터 쉬퍼 같은 쟁쟁한 화랑들이 바젤을 선택하자 그 밑의 화랑들도 앞다퉈 바젤호에 승선했다. 심지어 프랑스 화랑들까지 '아트바젤 파리+'를 택하는 것을 본 피악은 속수무책이 됐다. 갑작스런 퇴출에 당혹감을 피력한 피악 주관사는 앞으로 어떻게든 피악을 부활시키기 위해 뛸 것이다. 하지만 최근 유럽의 경제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데다, 파리 미술시장 역시 침체국면이어서 당분간은 특급 아트페어 개최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피악은 1978년부터 그랑팔레에서 페어를 개최해왔다. 물론 1993년부터 2005년까지 그랑팔레의 내부 리노베이션이 장기화되자 파리 시내 여러 전시관을 전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페어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 2006년 그랑팔레가 재개장하며 피악은 안정을 되찾았고, 2010년부터는 관람객도 늘고 판매도 웬만큼 회복되며 "피악이 다시 살아났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아트바젤 바젤,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에 비하면 총매출은 현저히 뒤지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근래들어 고유가, 고금리 등 경제위기 여파로 타산성을 더욱 따지게 된 갤러리들로선 (하나를 고르라면) 장사가 훨씬 잘 되는 바젤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피악 로고. 47년 역사를 끝으로 일단 막을 내렸다. 프랑스의 중소화랑들은 피악이 부활하기 전까지 당분간은 다른 아트페어를 찾아야 할 상황이다. 2022.10.10 art29@newspim.com

피악 웹사이트에는 "올해 파리 그랑팔레 에페메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피악(FIAC)은 개최되지 않는다. 대신 11월 10~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파리 포토'(Paris Photo)에서 만나자"는 고지가 띄워져 있다. 향후 피악의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한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피악이 밀려난 그랑팔레 에페메르에서는 '아트바젤 파리+'(정식명칭 Paris+ par Art Basel)가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파리인터내셔널의 공동대표였다가 지난 3월 아트바젤 파리+의 디렉터가 된 클레망 들레핀은 "우리 팀은 우리가 창조하지 않은 위대한 전통에 빚을 지고 있다. 피악은 47년간 아이디어와 흐름을 형성해왔다. 아트바젤 파리+는 도시 전역으로 그 범위를 넓히고, 지역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아트컬렉터들이 평소에 가지않던 장소를 더 많이 찾아낼 것이다"며 사이트 프로그램(Sites)의 확장을 강조했다. 이에따라 외젠 들라크루아 국립미술관과 튀를리정원, 방돔광장 등에서의 미술 프로젝트가 올해도 펼쳐진다. 아트바젤 파리+는 명품기업인 루이 비통과 피아제, 겔랑 등이 후원사로 조인했고 BMW, 갤러리라파예트그룹 등도 협찬사로 나섰다.   

현재 아트페어의 위상과 비즈니스 측면에서 '1등 페어'인 바젤을 이길 브랜드는 없다. 그나마 지난 2003년 '혁신적 아트페어'를 기치로 런던 리젠트파크에서 텐트를 치고 출범해 급기야 뉴욕, LA, 서울로까지 영토를 빠르게 확장한 프리즈가 2위의 페어로서 바젤의 독주를 견제할 뿐이다.

하지만 바젤의 아성은 누구도 넘보기 힘들다. 스위스 바젤에서 1970년 시작된 아트바젤(매년 6월 개최)은 미국 마이애미 비치(12월)와 홍콩(3월)에 진출하면서 전세계 모든 페어를 발 아래 두었고, 올해는 '아트바젤 파리+'(10월)까지 출범시키며 글로벌 아트컬렉터를 4개 도시에서 4계절 내내 공략하게 됐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지난해 피악이 열렸던 에펠탑 인근의 전시장인 그랑팔레 에페메르. 올해 10월 20~23일에는 '아트바젤 파리+'가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 화랑 156개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사진=아트바젤] 2022.10.10 art29@newspim.com

그런데 아트바젤의 파리 진출은 마이애미 비치및 홍콩 진출과는 궤를 달리한다. 마이애미와 홍콩은 아트마켓으로서 글로벌 위상이 낮았던 도시로, 바젤이 진출하며 그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하지만 파리에서는 프랑스의 고유 브랜드인 피악이 그 역할을 나름대로 수행 중이었다. 반세기를 바라보는 피악은 프랑스적인 정체성을 바탕으로 바젤과는 또 다른 페어를 펼쳐왔다. 아트페어가 열리는 그랑팔레의 특별한 공간은 피악을 세계에서 가장 우아한 아트페어로 인식케 했고, 인근 공원과 식물원, 명품거리에서의 야외전시와 나이트 이벤트는 예술적 무드를 한껏 고조시켰다.

따라서 바젤이 최상위 아트페어가 가야할 목표에 집중하며 철저히 '퀼리티와 실리'를 추구한다면, 피악은 예술애호가 전반을 끌어안으며 보다 대중적인 페어를 지향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러나 부자고객을 가장 노련하게 공략하고, 컨텐츠도 최상급인 바젤에 밀려 피악은 당분간 자취를 감추게 됐다. 반면에 아트바젤은 지난 2013년 홍콩의 토종 아트페어인 '아트홍콩'(Art HK)을 흡수합병해 '아트바젤 홍콩'을 출범시킨데 이어 피악까지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에 비하면 프리즈라는 글로벌 거함과 맞짱 뜨며 같은 장소, 같은 기간에 페어를 개최한 한국의 '키아프'(KIAF)는 (비록 체급차를 여실히 보여주긴 했으나) 도전정신만은 높이 사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최강' 아트바젤에 단박에 흡수되는 바람에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린 아트홍콩과는 달리, 키아프는 프리즈와 일단 '공동개최(5년 계약)'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각자의 페어를 동시에 열었다.

문제는 앞으로의 4년이다. '세계적 수준의 작품 라인업으로 장사도 썩 잘 하고, 고객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는 능력도 뛰어난' 강자(프리즈)와 계속 라운드를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본력과 정보력에서 한참 뒤지는 한국의 갤러리들이, 차제에 체질개선을 얼마나 과감히, 그리고 제대로 하고, 좋은 작가와 컨텐츠를 발굴 제시하면서 프리즈와의 격차를 어느정도 줄이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살아남느냐 죽느냐는 우리 하기에 달려 있는 것이다.   

올해로 첫선을 보이는 '아트바젤 파리+'에는 30개국에서 156개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그랑팔레 에페메르에서 10월20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본전시관인 그랑팔레는 현재 보수공사 중으로, 2024파리올림픽에 맞춰 재개관한다. 이에 아트바젤 파리+의 1회와 2회 페어는 그랑팔레 에페메르에서 개최된다. 퍼블릭 오픈에 앞서 19일에는 VIP 프리뷰가 열린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2022 아트바젤 파리+에 참가하는 국제갤러리가 선보이는 태국의 현대미술가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b.1986)의 데님회화 'Flagless Nation' 2022, Burnt bleached denim on inkjet print on canvas. 218.4x162.6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안천호,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2.10.10 art29@newspim.com

한국에서는 국제갤러리가 유일하게 아트바젤 파리+에 참가한다. 메인섹터인 '갤러리즈'에 선정된 국제갤러리는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작업을 폭넓게 선보인다. 예술서적 출판사인 리졸리(Rizzoli)와 함께 모노그래프 'Park Seo-Bo:Ecriture'를 출간해 더욱 주목받고 있는 단색화 거장 박서보화백을 비롯해 캔버스 뒷면에서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내는 배압법 방식으로 작업하는 하종현 화백의 회화가 출품된다.

또 오는 11월 17일 국제갤러리 K1,K2와 부산점에서 14년 만의 개인전을 갖는 이기봉의 몽환적인 평면작품과 조선시대 궁중 독무 춘앵무를 현대적으로 번안해 기하학적 패턴으로 선보이는 강서경의 신작도 내건다. 해외작가로는 로니 혼과 장 미셸-오토니엘, 태국의 유망작가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의 작품을 선보인다. 개인적 서사와 역사적 산물을 조합해 이를 흥미로운 내러티브로 풀어내는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는 오는 12월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이 잡혀 있다. 아트바젤 파리+의 티켓요금은 1일 입장권이 40유로, 전일정(20~23일) 입장 가능한 티켓이 120유로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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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0일 2차 소비쿠폰 기준 나온다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행정안전부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기준을 이르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상위 10% 구분 기준은 부동산 및 금융소득 등을 살펴 이달 중 기준 수립 준비에 나선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에서 열린 민생회복 소비쿠폰 간담회에서 "9월 10일 정도에 2차 (소비쿠폰) 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실장에 따르면 2차 지급 기준 준비는 이달 중 시작된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을 만나 기준을 짜야 한다"며 "2021년 사례를 보면 1인가구는 특례를 가산했고, 맞벌이가구는 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한국신용데이터(KCD)가 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매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자영업자 매출 증감률은 전주 대비 평균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08.04 ryuchan0925@newspim.com 한 실장은 "고액 자산가인데 건보료만 적게 내는 경우도 있다"며 "(행안부의) 부동산 데이터나 국세청 금융소득 데이터를 활용해 직장 가입자 중 고액 자산가를 선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소비쿠폰 지급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청자는 4818만명으로, 전체 지급대상자의 95.2%가 신청을 마쳤다. 지급액은 8조7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용 현황은 신용·체크카드 지급액 5조8608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조404억원(51.9%)이 소비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지역별 신용·체크카드 소비율을 보면 서울보다 지역이 높은 편이었다. 제주가 57.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 54.7%, 울산 54.6%, 광주 54.5%, 충북 54.1%, 대전 54.0%, 부산 53.7% 등이었다. 한 실장은 "비수도권에 3만원·5만원 더 준 부분도 있지만, 지역 영세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져 의미 있는 숫자"라며 "10%포인트(p) 차이는 아니지만 2~3%p라도 높은 것은 그만큼 비수도권이 어려웠다는 방증이자 (소비쿠폰이) 사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차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예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실장은 "사업 전체 13조9000억원 가운데 1조8000억원만 지방(예산)이고 나머지 12조1000억원가량이 국비다"라며 "(국비에서) 8조1000억원을 먼저 내렸고, 기획재정부 협조를 구해 이달 중순 정도에 4조1000억원을 조속하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료=행정안전부] 2025.08.08 sheep@newspim.com 한 실장은 "(소비쿠폰 2차 지급에 앞서) 지방채 발행이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고 충분조건 정도 될 것"이라며 "(지방재정법 통과는) 9월 본회의까지 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는 민생쿠폰 관련 연구용역 예산 2억원도 담겼다.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에 대한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취지다. 한 실장은 "민생쿠폰 추경에 연구용역비 2억원이 담겼다"며 "과거 2020~2021년 효과가 있냐 없냐 등 많은 비판이 있었다. 연구 용역을 제대로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정책연구원이나 KDI 등과 연구한다는 것이 행안부 현재 계획이다. 행안부는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그간 도서산간지역 소비쿠폰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한 실장은 "면 단위에서 동네에 마트 등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어 하나로마트 121곳에서 현재 사용 가능하다"면서도 "현장을 가 보니 마트가 있어도 너무 영세해 고기나 채소 등 신선식품을 사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현재 시장·군수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로 하나로마트 사용처를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또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관계부처와 많이 만들고 있다"며 "행안부는 수도권 기업, 공기업, 관공서 등과 비수도권 간 자매결연을 맺는 소비진작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8-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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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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